• 16 16℃ 서울
  • 8 8℃ 인천
  • 16 16℃ 춘천
  • 15 15℃ 강릉
  • 16 16℃ 수원
  • 13 13℃ 청주
  • 13 13℃ 대전
  • 11 11℃ 전주
  • 13 13℃ 광주
  • 16 16℃ 대구
  • 18 18℃ 부산
  • 16 16℃ 제주

전 주인이 남긴 '편지'와 함께 고양이들의 건강 상태를 본 보호소 직원의 결정

동물보호소 직원이 새끼 고양이 22마리를 한꺼번에 버리고 간 전 주인의 사연을 접하고 안타까움에 눈물을 보였다.

인사이트Kristi Idnurm


[인사이트] 변보경 기자 = 기온이 영하로 뚝 떨어진 쌀쌀한 아침, 여느 때처럼 동물보호소로 출근하던 직원 크리스티 이드넘(Kristi Idnurm)은 낯선 고양이 울음소리를 들었다.


무언가 이상함을 느꼈던 크리스티는 동물보호소 현관문 앞에 놓여있는 작은 상자를 보고 심장이 내려앉았다.


그는 상자를 열기도 전에 누군가 키우던 반려동물을 버리고 갔음을 직감했다.


철장 위에 덮어져 있던 담요를 집어 든 크리스티는 서로 몸을 부대끼고 있는 고양이 22마리와 눈이 마주쳤다.


인사이트Kristi Idnurm


크리스티는 한파에 고양이를 떼로 버리고 간 사람을 향해 '천벌을 받을 것'이라고 속으로 욕을 하던 중 현관문에 놓여있는 편지 한 통을 발견했다.


편지를 뜯어 내용을 천천히 읽어내려가던 크리스티의 눈가는 순식간에 촉촉해졌다.


편지에는 이렇게 적혀있었다.


인사이트Kristi Idnurm


이 편지를 읽기 전에 저를 판단하지 말아 주세요. 양해 부탁드립니다.


저는 고양이를 구조해 돌보는 일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여기 있는 아기들을 돌봐줄 마땅한 집을 찾지 못했습니다.


저에게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최근 아들이 자동차 사고를 당해 생사를 오가고 있습니다. 제 보살핌이 필요해요.


얼마 전에는 고모가 간암으로 돌아가셨습니다. 고모의 장례식을 치러드리느라 모아둔 돈을 다 써야 했어요.


사는 집에서도 나가달라는 통지를 받았어요. 제집을 찾기 전에 고양이들의 새집을 찾아주는 게 우선이라 생각했어요. 하지만 입양하겠다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저는 모든 것을 잃었어요. 부디 이 고양이들만큼은 잘 부탁합니다.


인사이트Kristi Idnurm


편지 옆에는 현금 30달러(한화 약 3만3천 원)가 놓여있었다. 아마 그녀가 가진 전부였던 듯했다.


크리스티는 편지를 읽은 후 곧바로 고양이들의 상태를 살폈다.


놀랍게도 일반적으로 버려진 고양이와는 달리 녀석들은 아주 깨끗하고 건강한 상태였다. 누군가 잘 보살펴준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고양이의 상태에 편지를 쓴 사람의 진심이 느껴졌던 크리스티는 그녀를 대신해 고양이를 정성껏 돌보고 있다.


한편 동물 전문 매체 더도도가 지난 15일(현지 시간) 미국 델라웨어주에 사는 크리스티의 사연을 전하면서 현재 고양이 입양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