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당해 돈 잃고 자책하다 아파트에서 투신한 80대 할아버지
17일 오후 서울 성북구의 한 아파트에서 80대 할아버지가 떨어져 숨진 채 발견됐다.
[인사이트] 변보경 기자 = 보이스피싱으로 피해를 본 80대 할아버지가 극단적인 선택을 해 안타까움을 안겼다.
지난 17일 오후 서울 성북구의 한 아파트에서 A(83) 씨가 떨어져 숨진 채 발견됐다.
이를 보도한 국민일보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오후 3시 20분쯤 A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A 씨가 최근 보이스피싱 사기를 당해 600만 원을 잃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현재 사망 관련 여부를 조사 중이다.
성북경찰서 관계자는 "성인 남성의 가슴까지 오는 아파트 복도의 담장 높이를 고려해보면 (할아버지가) 발을 헛디뎌 추락했을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앞서 A 씨는 지난 15일 금융감독원을 사칭한 전화를 받고 보이스피싱 일당에게 600만 원을 전달했다.
뒤늦게 사기를 당했단 사실을 알게 된 A 씨는 아파트 관계자에게 "내가 미쳤다. 사기를 당했다. 경찰에 신고해달라"고 사정했다.
하지만 범인은 잡지 못했다. 아파트 관계자는 "A 씨가 돈을 전달한 곳이 CCTV 사각지대였다"고 말했다.
A 씨는 숨지기 직전까지 스스로를 자책하며 술을 마셨던 것으로 확인됐다.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아내와 함께 살았던 A 씨는 형편이 넉넉한 편이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파트 관계자는 "A 씨가 가끔 아파트 앞에 버려진 폐가구를 가져가기도 했다"고 증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