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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백화점 1층엔 '샤방샤방' 화장품 매장만 있고 화장실은 없을까?"

고객을 더 오랫동안 머물게 하기 위해 백화점이 이용하고 있는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한 번 알아보자.

인사이트Instagram 'lotteshopping'


고객을 더 오래 머물게 하기 위한 백화점의 '영업 비밀' 


[인사이트] 이하린 기자 = 헤라, 샤넬, 바비브라운, 맥, 슈에무라…


백화점 1층에 들어서면 보기만 해도 눈이 즐거워지는 갖가지 화장품 매장이 고객을 반긴다. 


하늘 아래 똑같은 립스틱 색은 없다고 했던가. 다채로운 컬러의 립 제품을 포함해 섀도우, 블러셔, 마스카라 등이 우리의, 특히 여성 고객의 발걸음을 멈춰 세운다. 


여기에는 사람들이 평소 잘 인지하지 못하는 백화점만의 '영업 비밀'이 숨어 있다. 


이는 사실 백화점 주요 고객 층인 여성의 눈길을 사로잡을 만한 뷰티 제품을 1층에 배치, 자연스럽게 충동 구매를 유도하려는 의도다. 


인사이트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1층에 화장실 거의 없어…엘리베이터는 구석에 배치 


백화점 1층에 화장실이 없는 이유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 백화점에 들른 고객을 2층이나 지하 1층으로 이끌어 자연스럽게 진열 상품을 보도록 만드는 것이다. 


요즘은 1층에도 화장실이 많이 생기는 추세라고는 하나 아직까지 대다수의 고객은 백화점 화장실에 가려면 위 혹은 아래층으로 내려가야 한다. 


흥미로운 사실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엘리베이터는 건물 구석에 배치해 대다수 고객이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도록 유도한다. 꽉 막혀 있는 엘리베이터 대신 뻥 뚫린 에스컬레이터를 오르내리면서 더 많은 매장과 제품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백화점에는 시계와 창문도 없다. 시간이 한참 지나도 고객이 초조함을 느끼지 않고 오로지 쇼핑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하려는 치밀한 계산이 깔려 있다.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여성 매장은 저층, 남성 매장은 고층에 자리해 


또 있다. 대부분의 백화점이 여성 의류·주얼리 등 여성을 주요 타깃으로 삼는 매장은 저층에, 남성을 타깃으로 하는 매장은 고층에 배치한다. 


대다수 남성의 경우 구매할 제품을 정해놓고 목표 지향적으로 쇼핑에 나선다는 판단에서다. 이들은 매장이 조금 불편한 고층에 있어도 금방 제품을 사고 나오면 그만이다. 


반면 여성은 접근이 편리한 저층부에 더 자주, 더 오래 머문다. 


또한 백화점 주 고객인 여성 주부가 남편의 옷을 사기 위해 백화점에 들른다면 곧바로 고층으로 가지 않고 아래층부터 서서히 구경하면서 올라가는 경우가 많다. 구매력이 더욱 높아지는 것이다.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고객 마음 느긋하게 만들어 더 여유 있게 쇼핑하도록 유도 


음악과 인테리어에도 영업 비밀이 숨겨져 있다. 고가의 럭셔리 제품이 판매되는 층에서는 클래식을 비롯한 느린 음악을 주로 틀어놓는다. 


세련되고 우아한 분위기를 형성하는 동시에 고객의 마음을 느긋하게 만들어 더 오랫동안 백화점에 머물게 하기 위해서다. 


인테리어도 마찬가지다. 백화점 내부와 외관에 모두 큼직한 인테리어를 도입해 심리적 안정감을 불러일으키고, 고객이 충분한 여유를 가지고 쇼핑할 수 있게 만든다.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이처럼 백화점 안에는 우리가 모르는 사이 '지름신'을 불러일으킬 만한 영업 비밀이 꽤 많이 숨어 있다. 


백화점에 가기만 하면 애초에 계획했던 것보다 더 많은 쇼핑백을 들고 나오는 사람이라면 당신은 이미 고도의 마케팅 전략에 녹아든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