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개탄' 구매한 단골손님 표정보고 경찰에 신고해 '일가족 자살' 막은 마트 주인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인사이트] 석태진 기자 = 단골손님의 구매물품에 의문을 가진 마트 주인의 시의적절한 신고가 그의 일가족을 살렸다.

15일 부천소방서에 따르면 부천시에서 마트를 운영 중인 A(61)씨는 전날 오후 9시께 단골손님인 B(45)씨를 신고했다고 전했다.

사연은 이렇다. 평소보다 어두운 표정의 단골손님 B씨가 손님들이 잘 찾지 않는 번개탄을 계산하자 A씨가 의문을 가진 것.

불길한 생각이 든 A씨는 B씨에게 "뭐 좋은 일 있어요?"라고 물었고, 그는 "캠핑 갑니다"라고 짧게 답한 뒤 마트를 빠져나갔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그의 표정이 계속해서 마음에 걸린 A씨는 부인과 상의해 포인트 적립을 위해 컴퓨터에 저장된 주소를 토대로 경찰에 신고했다.

A씨의 신고에 B씨의 집을 찾은 경찰과 119 구조대는 집 내부에 쓰러져 있던 B씨 부부와 딸 등 일가족 3명을 구조했다.

마트 주인의 시의적절한 신고 덕에 B씨 일가족은 병원으로 무사히 옮겨졌고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경찰과 소방당국은 여러 가지 정황을 놓고 볼 때 B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한 것으로 추정 중이다.

한편 경찰 조사에서 A씨는 "B씨는 6개월 전부터 마트를 자주 이용했으며 얼마 전에는 '살기 힘들다. 도움을 요청하고 싶은데 우리나라는 도움 주는 곳이 없다'며 하소연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딸을 애지중지 키우며 열심히 살려고 한 것으로 보였다"며 "이 가족에 관심을 더 기울이고 도울 부분이 있으면 도와줬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