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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님, 넥슨이 중국 기업에 인수되는 걸 막아주세요"

업계 전문가들은 정부가 꽉 막힌 게임 규제를 풀어 국내 게임 산업의 발전을 도모하고 유력 인수 후보로 떠오른 중국 ICT 기업 텐센트의 넥슨 매각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사이트김정주 NXC 대표 / 사진 제공 = NXC


넥슨 매각설 부인하지 않은 넥슨 창업주 김정주 NXC 대표


[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국내 게임 업계 '맏형' 넥슨이 매각설에 휩싸였다.


넥슨을 창업한 김정주 NXC 대표는 매각설이 불거진 후 "여러 방안을 놓고 숙고 중"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지만 넥슨 매각설은 부인하지 않아 더 큰 혼란을 초래했다.


그런 가운데 업계 전문가와 누리꾼은 정부가 꽉 막힌 게임 규제를 풀어 국내 게임 산업의 발전을 도모하고 유력 인수 후보로 떠오른 중국 ICT 기업 텐센트의 넥슨 매각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만약 넥슨이 텐센트에 매각될 경우 중국 자본의 국내 시장 침투가 가속화되는, 즉 국내 게임 산업의 '중국 종속화'가 불 보듯 뻔하다는 게 그 이유다.


인사이트텐센트


"중국 ICT 기업 텐센트의 넥슨 매각을 막아야"


현재 업계는 넥슨이 어느 기업에 인수될지, 혹여나 김 대표가 마음을 바꾸고 맏형 노릇을 유지할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게임 업계에 따르면 김 대표는 자신(67.49%)과 특수 관계인(부인 유정현 NXC 감사 29.43%·와이즈키즈 1.72%)이 보유한 넥슨 지주사 NXC 지분(98.64%) 전량을 매물로 내놨다.


김 대표가 내놓은 지분 가치는 약 10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며, 매각 주관사로는 도이치증권과 모건스탠리가 공동 선정됐다. 이르면 2월 예비 입찰이 실시될 계획이다.


김 대표가 국내 게임 업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넥슨의 역사가 곧 한국 게임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그런 김 대표가 지분 전량 매각에 나섰다는 것은 넥슨을 팔고 게임 업계를 완전히 떠나겠다는 뜻으로, 이 사실을 접한 게임 업계 관계자와 누리꾼은 당연히 큰 충격에 빠졌다.


그러면서 넥슨 인수 유력 후보로 떠오른 '텐센트'를 경계하고 있다.


텐센트는 10조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넥슨 인수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고, '던전앤파이터' 등 넥슨 게임의 중국 퍼블리싱을 담당하고 있다.


또 앞서 슈퍼셀, 라이엇게임즈, 에픽게임즈 등 간판 타이틀 개발사를 인수하거나 지분을 사들이는 방식의 투자 전략을 이어왔다는 점에서 넥슨 인수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인수 유력 후보로 떠오른 텐센트…이후 발생할 문제에 우려 제기


문제는 텐센트가 넥슨을 매각한 이후 발생할 상황들이다.


업계는 넥슨이 '중국 ICT 기업' 텐센트에 매각될 경우 중국 자본의 국내 시장 침투가 가속화 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중국산 게임이 거대 플랫폼인 넥슨을 통해 국내 게임 시장에 물 밀듯이 들어오고, 결국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시험대'로 전락한 국내 게임 시장은 '자생력'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텐센트가 넥슨을 인수하면 사실상 텐센트의 한국 지사가 되는 것이다"며 "결국 한국 게임 시장은 중국에 종속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사이트뉴스1


6천여명에 달하는 넥슨 직원들의 거취도 문제다. 현재 넥슨 직원들은 매각이 현실화되면 계열사 구조조정, 고용 불안으로 이어질까 걱정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어느 곳에 매각되던 구조조정은 불가피하다"며 "특히 게임 개발 관련 부서 및 계열사가 정리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정부가 나서서 넥슨을 지켜야 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또 김 대표가 넥슨 매각을 추진하게 된 배경으로 지목된 '게임 산업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게임 업계 많은 전문가들은 정부의 '엄격한' 규제가 국내 게임 산업의 발전을 막고 있다고 지적한다.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현실성 떨어지는 규제들이 한국 게임 산업 좀먹고 있다


특히 심야 시간(밤 12시 이후) 청소년의 온라인 게임 이용을 규제하는 '신데렐라법(셧다운제)'와 같은 현실과 동떨어진 규제들이 국내 게임 산업 전반을 좀먹고 있다고 강조한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의 중독성에 대한 고민은 전 세계적으로 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만큼 규제를 엄격하게 하는 나라는 없다"며 "이런 규제 환경에서는 게임의 미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2000년대만 해도 우리나라는 전 세계 1위 게임 시장이었다. 하지만 규제로 인해 무너지기 시작했고 결국 '중국 종속화'를 우려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면서 "넥슨으로 대표되는 우리 게임 산업을 지키기 위해서는 정부가 규제를 풀고, 기업 지키기에 나서야 한다. 그렇지 않는다면 자멸의 길로 빠져 '미래 신성장 동력'을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넥슨


한편 국회는 넥슨 매각설과 관련해 긴급 토론회를 가진다.


9일 콘텐츠미래융합포럼은 "국내 게임사 매출 1위 기업인 넥슨의 해외 매각 추진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아 긴급 정책 토론회를 개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주제는 '넥슨 매각 사태:그 원인과 대안은 무엇인가'이며, 토론회는 14일 오후 2시부터 국회의원회관 제4간담회실에서 진행된다.


발제자로는 위정현 중앙대 교수가 나서며 토론에는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의원, 황성익 한국모바일게임협회 회장, 김정수 명지대 교수, 류명 스노우파이프 실장 등이 참석한다.


이들은 넥슨 매각 추진의 배경을 짚어보고, 한국 게임 산업의 현 상황과 경쟁력 진단 및 산업, 학계, 정부의 문제점과 향후 역할에 대해 심도 깊은 분석과 대안을 제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