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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때문이야~" 수능 금지곡에 오른 '반백살' 우루사가 세운 기록들

대웅제약의 대표 간장약 '우루사'가 57년 세월 끝에 국민약 반열에 등극할 수 있게 된 배경이 흥미롭다.

인사이트(좌) YouTube '대웅제약', (우) 사진 제공 = 대웅제약 


"간 때문이야~" CM송으로 화제 된 대웅제약 '우루사'


[인사이트] 황성아 기자 = "간 때문이야~ 간 때문이야~ 피곤한 간 때문이야~"


우리나라 제약사 CM송 중 TV에만 나오면 어깨를 들썩이게 했던 대웅제약의 '우루사' 광고를 많은 이들이 기억할 것이다.


경쾌한 멜로디와 간결한 가사 때문에 다양한 패러디물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왔다.


사실 대웅제약의 간장약(肝臟藥) '우루사'는 CM송이 유행하기 전부터 우리 곁을 지켜온 장수 약 중 하나다.


인사이트과거 우루사 광고 / 사진 제공 = 대웅제약 


대한비타민사, '우루사' 원료 UDCA 일본서 수입


제약 업계에 따르면 지난 1961년 대웅제약의 전신인 대한비타민사는 '우루사'의 원료인 UDCA(우르소데옥시콜산)를 일본으로부터 수입해 '우루사'를 국내에 선보였다.


UDCA는 체내에 이로운 담즙산의 성분이자 웅담의 핵심 성분으로 간의 혈류량을 증가시키고 해독작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줘 독소와 노폐물의 제거를 돕는다. 


우리 몸속 UDCA는 5%밖에 없어 이를 꾸준히 섭취하게 되면 음주가 잦거나 만성피로에 시달리는 경우 외부로부터 간 기능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그러나 '우루사'는 출시된 직후 소비자들로부터 외면 당하며 시련을 겪었다.


인사이트대웅제약 우루사 초창기 패키지 / 사진 제공 = 대웅제약 


정제형 알약으로 나온 '우루사' 혀만 닿아도 '쓴맛'


처음 출시된 '우루사'는 정제형 알약으로 나와 혀에 살짝 닿기만 해도 쓴맛이 전해졌고, 목에 자주 걸렸기 때문이다.


이 모습을 지켜본 대웅제약의 창업주 윤영환 명예 회장이 지난 1966년 대한비타민사를 인수하면서 '우루사'는 획기적인 전환점을 맞이한다.


한국 전쟁의 혼란기를 겪으면서 위생환경이 열악했던 당시 많은 이들이 A형 간염바이러스에 노출됐다.


학교에서는 주사기 하나로 여러 명이 동시에 콜레라나 장티푸스 등 전염병 예방주사를 맞아 B형 간염에도 노출될 수밖에 없던 상황.


인사이트대웅제약 우루사 최신 패키지 / 사진 제공 = 대웅제약 


정제형 알약 연질캡슐 제형으로 개발한 대웅제약 윤영환 명예회장 


윤 명예회장은 간 질환에 시달리는 국민들을 보며 대한비타민사의 '우루사'가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며 우루사의 쓴맛을 없애는 데 연구를 했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윤 회장은 연구에 주력했다.


그 결과 1974년 UDCA와 비타민B, B2를 액체 상태로 변형했고 젤라틴 막으로 감싼 형태의 연질캡슐 우루사 제형을 개발하는 데 성공할 수 있었다.


지난 1977년 국내 최초 연질캡슐 자동화에 성공하면서 목 넘김이 편해지고 기존에 느껴졌던 쓴맛도 사라진 '우루사'를 발매하게 됐다.


인사이트윤영환 대웅제약 명예회장 / 사진 제공 = 대웅제약 


'우루사' 덕분에 매출 120억원대 바라보게 된 대웅제약 


연질캡슐로 재탄생한 '우루사'의 인기는 매출로 실감할 수 있었다.


출시 초기 총 매출액이 최대 700만원에 불과했던 '우루사'는 1978년 22억원으로 성장해 전체 의약품 판매 랭킹 1위에 오를 정도였다.


더불어 지난 1983년에는 매출이 120억원으로 뛰어올라 연질캡슐 생산 10여년만에 100배 성장한 저력을 보였다.


대웅제약은 '우루사' 덕분에 1980년대 중반 제약업계 10위권 진입이라는 목표를 가뿐히 달성할 수 있었다.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우루사' 인기몰이하자 사명까지 바꾼 대웅제약 윤영환 명예회장 


윤 명예회장은 '우루사'의 인기에 힘입어 회사의 사명도 '대한비타민사'에서 '대웅제약'으로 바꿨다.


그는 지난 1978년 창립 33주년을 맞아 대한비타민사의 '대', 우루사의 상징인 '웅'을 합쳐 '대웅제약'으로의 새롭운 출발을 알렸다.


이후 대웅제약의 '우루사'는 소비자들뿐만 아니라 유명 학술지로부터도 피로 회복 효과를 인정받는다.


지난 2014년 10월부터 2015년 3월까지 간 기능에 이상이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한 결과 8주간 '우루사'를 복용한 환자의 80%에게 피로 회복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연구결과는 국세학술지인 IJCP(The International Journal of Clinical Practice)에 실렸다.


무기력함, 피로감, 식욕부진 등을 자주 겪는 사람들이 피로를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우루사'가 국민들의 간 건강을 챙길 수 있는 '간장약'으로 계속 사랑 받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