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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일제 파스 붙이는 공장노동자 보고 국산 파스 만든 신신제약 이영수 회장

국내 기업 최초로 파스를 생산했던 '신신제약'의 '신신파스' 탄생 스토리를 소개한다.

인사이트(좌) 신신파스, (우) 이영수 신신제약 회장 / 사진 제공 = 신신제약


값비싼 일제보다 품질 좋고 저렴한 파스 만들기 위해 노력한 이영수 회장


[인사이트] 심채윤 기자 = 육체노동 통증 때문에 고가의 일본 밀수 제품을 사용하는 국민들을 위해 값싼 국산 파스를 만들어낸 사람이 있다. 바로 신신제약의 창업주 이영수 회장이다.


1950년대 초, 당시 화학업체에 다니던 이영수 회장은 '국민 병'이나 마찬가지인 신경통, 관절염에 관심이 깊었다. 대다수의 국민들은 사정이 어려워 육체노동에 종사했고, 배고픔보다도 근육통에 더 시달렸기 때문이다. 


'국민이 질 좋고 값싼 파스를 이용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이영수 회장은 가난한 국민들의 신체적 고통을 덜어주고 싶은 애정과 열망으로 창업의 길을 모색했다.


인사이트신신파스 / 사진 제공 = 신신제약


그러나 설립 직후 발발한 6.25 전쟁으로 인해 상황은 최악으로 치달았다. 기업 개점과 동시에 휴업 상태에 들어섰고, 전쟁이 끝난 후에도 주문이 1건도 들어오지 않아 며칠씩 공장 문을 닫기도 했다.


특히 해방 직후에는 고가의 일본 밀수 제품들이 파스 시장에 주를 이뤘다. 일본 제품은 분명 부담스러운 가격이지만 품질이 좋아 더 많은 선택을 받았다.


이후 1959년 9월 9일, 이영수 회장은 제2의 창업을 선언하며 새로운 신신제약을 세우고 '신신파스'와 '신신반창고', '신신티눈고' 등 3개 품목을 생산했다.


일본의 '샤론파스' 등이 밀수품 형태로 팔려나가던 국내 시장에서 처음 국내 기업의 제품으로 등장한 신신파스는 큰 주목을 받진 못했다.


인사이트에어 신신파스 / 사진 제공 = 신신제약


'파스' 외길 걸어온 이영수 회장의 신념


이영수 회장은 "품질 면에서 일제에 떨어지지 않겠다"는 신념 하나로 연구 개발에 몰두해 1967년 '에어 신신파스'를 개발했다. 높은 품질을 지닌 국내 파스의 등장이었다. 


순식간에 입소문이 퍼졌다. 국민들의 눈은 일본 파스보다 값싸고 품질도 좋은 '신신파스'로 향했다.


1969년에는 직접 일본을 수십 차례 오간 끝에 일본 최대 파스업체 '니찌반'의 파스 제작기술을 전수받게 됐다. 일본 제품을 뛰어넘는 제품을 만들어 내기 위한 노력의 결과였다.


신신파스는 금방 일본 제품을 제치고 국내 시장 1위에 등극했다. 당시 주문이 밀려 파스 부직포의 주 원료인 '면사' 공급 부족 사태가 벌어졌을 정도라는 후문.


인사이트신신제약 중앙연구소 / 사진 제공 = 신신제약


파스 시장의 90%를 차지하고도 이영수 회장은 연구 개발에 소홀하지 않았다. 시대에 따라 뿌리는 파스, 물파스 등 다양한 형태의 파스 제품을 선보이며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추려 노력했다.


타 제약사들이 앞다퉈 파스 시장에 진입했던 1990년대에도 신신제약은 더욱 '한 우물 파기'에 매진해 매출 정체상태에 과감하게 대응했다.


이영수 회장의 '선택과 집중' 전략이 쭉 이어진 것. 신신제약은 타 제약업체가 밀려드는 상황에서 도리어 '먹는 약' 생산라인을 없애고 연구소를 설립하며 파스에만 집중했다.


인사이트(왼쪽부터) 김한기 신신제약 부회장, 이영수 신신제약 회장, 이병기 신신제약 사장 / 사진 제공 = 신신제약


1960년대부터 일찍이 수출에 주력한 덕에 1983년 제약사 최초 완제의약품으로 '100만불 수출의 탑'을, 지난 2011년에는 '900만달러(약 100억) 수출'을 달성하는 저력을 보였다.


올해 7월에는 '신신파스 아렉스'가 붙이는 관절염치료제 부문에서 한국 소비자가 뽑은 '올해의 브랜드대상' 선정되는 등, 신신제약은 진정한 '파스 명가'로 거듭나게 됐다.


신신제약의 향후 목표는 '기술력이 강한 회사'다. 창립 60주년이 되는 내년에는 세종 신공장 완공과 마곡 R&D센터 건립으로 그 길을 향해 달려갈 예정이다.


'한 우물 파기'로 진정한 '전문' 의약품 회사로 나아가는 신신제약의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