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강남 유명 식당 종업원이 말해준 '정용진 소주' 푸른밤의 대굴욕
강남 유명 식당 종업원이 말해준 '정용진 소주' 푸른밤의 대굴욕
입력 2018.12.07 19:02

인사이트뉴스1


'정용진 소주'로 유명한 '푸른밤'의 대굴욕


[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푸른밤'요? 찾는 손님이 없어요. 브랜드 네임이 박힌 소주잔만 손님들 테이블에 올라가죠"


푸른밤 브랜드 네임이 박힌 소주잔을 보고 "푸른밤을 찾는 손님이 있나요?"라고 던진 기자의 질문에 강남 삼성동의 한 유명 식당 종업원이 한 말이다.


종업원의 이 말은 푸른밤이 처한 슬픈 현실을 잘 반영한다.


이른바 '정용진 소주'로 불리며 2017년 9월 신세계그룹 계열사 ㈜제주소주가 출시한 푸른밤은 소비자들로부터 철저히 외면 받고 있다. 심지어 '존재' 자체를 모르는 이들도 많다.


식당, 대형마트, 편의점에서 자리만 차지하고 있고, 특히 소주 소비가 가장 많은 식당에서는 '병'이 아닌 '소주잔'으로 브랜드를 간신히 알리는 신세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주류 시장에 신선한 변화를 일으키겠다며 야심차게 내놓은 소주가 '대굴욕'을 겪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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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밤 소주잔은 봤어도 소주병은 못 봤다"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자리를 못 잡고 있는 푸른밤이 전체 소주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0.22%' 가량으로 추정된다.


모기업 규모가 훨씬 작은 '한라산소주'의 점유율이 '1%' 정도인 것을 봤을 때 이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은 매출 규모로도 잘 나타난다.


브랜드가 푸른밤 딱 하나인 ㈜제주소주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약 ‘21억원’이다. 5,128억원인 하이트진로와 1,640억원인 롯데주류와 비교했을 때 새끼발가락의 때만도 못한 수준이다.


인사이트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영업 손실의 경우 2016년 19억원에서 지난해 59억원으로 증가했고, 당기순손실도 같은 기간 23억원에서 65억원으로 늘었다.


물론 소주 시장은 특정 몇몇 브랜드에 대한 충성 고객이 많아 점유율 및 매출 올리기가 여간 쉽지 않다는 특수성이 있다.


'유통 공룡' 신세계그룹을 모기업으로 둔 ㈜제주소주


하지만 ㈜제주소주는 '유통 공룡' 신세계그룹을 모기업으로 뒀다는 '특수성'이 있다.


인사이트Instagram '90tan8'


이 덕분에 출시 당시 이마트와 같은 다양한 유통 채널을 통해 공급이 이뤄졌고, 마케팅도 활발히 진행됐다.


그런데도 시장 점유율이 1%도 안 된다는 점은 푸른밤이 신세계그룹 측의 설명처럼 '성장 가능성이 높은 유망주'가 아닌 사실상 '아픈 손가락'으로 전락했다는 것을 뜻한다.


신세계그룹도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인지했는지 최근 큰 변화를 줬다. 주류 업계에서 소문난 전문가를 영입한 것.


지난달 30일 실시된 신세계그룹 정기 임원 인사에서 신세계 L&B 겸 제주소주 대표는 우창균 전 롯데칠성음료 주류 부문 상무가 됐다. 기존 김운아 대표는 신세계푸드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인사이트(좌) 우창균 제주소주 겸 신세계L&B 신임 대표, (우)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 사진 제공 = 신세계그룹, 뉴스1


주류 업계에서 소문난 전문가를 영입했지만...


주류 전문가로 불리는 우 대표는 두산 주류 부문에 있을 당시 업계 6위에 머물렀던 소주 '처음처럼'을 2위로 끌어올린 업적이 있다. 또 롯데에서는 태스크포스(TF)를 맡아 '클라우드'를 기획하기도 했다.


이처럼 30년 이상의 직장 생활 동안 줄곧 주류와 함께하며 여러 업적을 세운 우 대표를 신세계그룹으로 데리고 온 목적은 분명했다.


시장에서 존재감을 잃어가는 푸른밤을 살리라는 것.


분명 신세계그룹, 특히 ㈜제주소주로서는 기대할 만한 인사지만 업계에서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브랜드 인지도가 거의 바닥인 상황에서 너무 늦은 인사라는 게 그 이유.


업계 한 관계자는 "변화를 주려고 했지만 너무 늦은 것 같다. 진작했어야 했다"면서 "몇몇 사람들은 우 대표가 '독이 든 성배를 들었다'라고 말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신세계그룹 몇몇 관계자들도 이 같은 반응에 동의할 것이다. 우 대표가 침몰하는 배의 선장이 됐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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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오너'가 직접 진행한 사업인 만큼 '직언'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때문에 신세계그룹 및 ㈜제주소주 임직원들은 '사실상 마지막 카드'인 우 대표 한 명만 바라보고 브랜드 인지도 제고와 점유율 증가에 목숨을 걸 것으로 보인다.


푸른밤 끼워 넣기 전략 펼치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지난달 30일 오픈한 '논현동 전문점'에 푸른밤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포차 형태의 '푸른밤살롱' 1호점이 입점했다고 한다. 참고로 논현동 전문점은 신세계그룹 콘텐츠인 일렉트로마트, 삐에로쑈핑, 버거플랜트, 스무디킹 등을 한데 모은 도심형 특화 점포다.


일렉트로마트, 삐에로쇼핑은 인기가 많아 그렇다 치지만 푸른밤살롱의 입점은 사실 의문이다.


특히 푸른밤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점으로 봤을 때 신세계그룹이 특유의 '끼워 넣기+팔기' 전략을 펼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도 든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이마트


푸른밤을 누구보다 아끼고 또 스타로 키워주겠다는 욕망을 가진 '그분'에게 묻고 싶다.


식당에서 안 팔리니까 전용 식당을 직접 만든 거냐고, 푸른밤살롱마저 안 되면 그 다음에는 무엇을 할 거냐고, 사업을 접을 거냐고.


이미 고일대로 고인 주류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는 푸른밤, 그리고 신세계그룹.


이들이 앞으로 보여줄 행보 그리고 미래가 다른 의미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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