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 10℃ 서울
  • 10 10℃ 인천
  • 10 10℃ 춘천
  • 10 10℃ 강릉
  • 10 10℃ 수원
  • 8 8℃ 청주
  • 8 8℃ 대전
  • 9 9℃ 전주
  • 9 9℃ 광주
  • 8 8℃ 대구
  • 12 12℃ 부산
  • 14 14℃ 제주

시어머니와 '만원 버스'를 탔던 임신한 아내는 남편을 보자 눈물을 터뜨렸다

한 눈에 봐도 힘들어 보이는 만삭의 며느리를 두고 임산부석에 홀랑 앉은 시어머니가 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 제공 = 서울시


[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임산부 배려석은 겉으로 표시가 나지 않는 초기 임산부를 포함한 모든 임산부를 위하여 비워두시기 바랍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최소 2번씩은 듣게 되는 임산부 배려석 안내 방송. 


이 방송이 무색해질 만큼 황당한 경험을 한 만삭 임산부가 있어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달 2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36주 차 임산부 A씨의 글이 게재됐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sBank


A씨는 이날 점심 맛있는 것을 사줄테니 시댁으로 오라는 시어머니의 전화를 받았다. 


A씨에 따르면 시댁은 지하철과 버스를 타고 1시간 정도 이동해야 하는 거리라 만삭 임산부로서 부담스러운 제안이 아닐 수 없었다.


게다가 A씨는 주변 사람들이 우려를 표할 정도로 배가 커진 상태. A씨가 택시를 타고 이동하겠다고 하자 시어머니는 "돈 아깝게 택시는 왜 타냐"며 본인이 A씨 집 근처로 오겠다고 말했다.


A씨는 실례를 무릅쓰고 동네에서 괜찮은 소고깃집으로 안내하려 마음먹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sBank


그런데 A씨 집에 도착한 시어머니는 대뜸 A씨 남편의 회사 근처로 식당을 바꿨다고 통보했다. A씨 남편의 회사는 버스로 약 10분, 택시로 2분 정도 걸리는 거리.


A씨는 조심스럽게 택시 이용을 제안했지만, 시어머니는 이를 거절했다. 결국 두 사람은 퇴근길 만원 버스에 올랐다.


흔들림이 큰 버스에 탄 A씨는 울고 싶은 심정이었다. 이 모습을 봤는지 임산부석에 앉아 있던 한 여성이 자리를 양보했다.


감사한 마음으로 앉으려던 그때, A씨의 시어머니가 얼른 그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sBank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앉아있는 시어머니를 보며 A씨는 "시어머니가 아무리 연장자이시긴 하지만 만삭의 며느리를 굳이 택시도 마다하고 버스 태워놓고 임산부석까지 뺏어 앉으니 눈물이 날 것 같았다"고 털어놨다.


어쩔수 없이 A씨는 버스 손잡이에 의지한 채 계속 서 있었고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그때 뒤쪽에서 한 아주머니가 "새댁, 새댁, 아기 엄마, 여기 와서 앉아"라며 도움의 손길을 뻗었다.


A씨는 친정 엄마와 동년배인 마음씨 좋은 아주머니를 보니 더욱 서러움이 폭발했다. A씨는 북받치는 감정에 감사하다 말도 못 하고 고개로만 꾸벅 인사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sBank


이후 남편을 만난 A씨는 "왜 버스 탔어? 힘들 텐데. 조심조심 내려"하고 부축해주는 남편의 말에 결국 눈물이 터지고 말았다.

하지만 시어머니는 황당하다는 듯 "잘 와놓고 얘 왜 이러냐"며 "아이고 맞춰주기 힘들다 힘들어"라고 오히려 투덜댔다.


그 순간 A씨의 서러움은 분노로 바뀌었다. A씨는 그 자리에서 남편의 손을 뿌리치고 곧장 택시를 잡아 집으로 향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sBank


처음 보는 택시 기사도 만삭 상태로 엉엉 우는 자신을 걱정해주는 상황. 


A씨는 "감정 가라 앉고 한참 생각해보니 내가 사소한 거에 예민했나 싶다"며 누리꾼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A씨의 글을 본 누리꾼들은 "생판 처음 보는 사람도 자리 비켜주는데, 시어머니 정말 모진 사람이다", "정말 자기 딸이어도 저랬을까", "친정 가서 푹 쉬는 게 좋겠다" 등의 댓글을 달며 함께 분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