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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동안 운영하던 '경리단길' 꽃집서 월세 못 내 쫓겨난 사장님의 눈물

언제까지나 그 자리를 지키겠다 약속했던 꽃집 사장님도 결국 '월세'를 내지 못해 쫓겨나게 됐다.

인사이트KBS2 '다큐3일'


[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 2번 출구 방면에서부터 회나무로 쪽으로 이어지는 곳 경리단길.


이곳은 골목마다 개성 있고 분위기 좋은 상점들과 이국적인 음식들을 쉽게 접할 수 있어 '인싸'들 사이에서 핫플레이스로 등극했다.


하지만 사람들이 많이 몰려들수록 상인들에게는 고민거리가 생겼다. 주민들을 상대로 하던 기존 가게들이 갑자기 높아진 임대료를 감당하기 어려워진 것.


결국 지난 2016년 인근 가게가 하나둘 문을 닫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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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KBS2 '다큐3일'


이런 가운데 상인들 속에서도 꿋꿋하게 버티리라 약속한 꽃집이 있었다. 일명 '똑순이 꽃집'. 지금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지난 18일 KBS2 '다큐3일' 제작진은 경리단길 입구 '똑순이' 꽃집을 다시 찾았다.


경리단길 입구에서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던 꽃집은 2년 전과 다른 곳에서 터를 다시 꾸렸다.


꽃집 주인 이이순(60) 씨는 2016년 방송에 나간 뒤 장사가 잘되자 건물주가 가겟세를 대폭 올렸다고 말하며 씁쓸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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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KBS2 '다큐3일'


이씨는 경리단길 입구 꽃집을 지키기 위해 건물주에게 무릎을 꿇고 싹싹 빌어가며 사정해봤지만 달라진 건 없었다. 


재판까지 진행하고 나서도 월세를 내지 못해 이곳으로 떠밀려왔다. 


하지만 이곳 가게 역시 지난 15일 문을 닫게 됐다. 이 역시 월세 때문이었다.


앞서 "맨날 카페, 술집 이런 것들보다 꽃집이 하나 있으니까 꿋꿋하게 버텨야지, 그러니까 이렇게 예쁘잖아. 올 때마다 있을게요. 어떠한 경우든"이라고 환하게 웃으며 약속했던 이씨.


결국 이 약속은 지키지 못하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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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KBS2 '다큐3일'


이씨는 여전히 꽃집을 찾아주는 단골 손님이 있다며 애써 웃어 보였지만 씁쓸함은 감출 수 없었다. 그리고 꾹꾹 눌러왔던 눈물을 터트리고 말았다. 


엎드려 한참을 오열하던 이씨는 "성공하지 않았잖아. 실패했기 때문에 더 가슴 아픈 거지"라며 심경을 털어놨다.


이씨는 빨개진 눈가로 지난 2016년을 회상하며 "그때는 참 행복하게 찍었는데"라며 "아 행복하다. 와줘서 행복하네"라고 스스로를 다독였다.


꽃집 일이 끝난 뒤에는 근처 미용실에서 청소를 하고 장사가 안될 때면 옆 가게 채소 다듬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하루도 빠짐없이 일해온 꽃집 사장님 이씨.


똑순이라는 별명대로 꽃 하나만 바라보며 악착같이 살아왔지만 그 대가는 쫓겨나야 하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인사이트


인사이트KBS2 '다큐3일'


이런 현상은 비단 '똑순이 꽃집' 문제만은 아니다.


이날 18년째 이태원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방송인 홍석천도 버거운 상황을 전했다. 


가장 손님이 많아야 하는 금요일 저녁 시간에 손님이라곤 지인 12명뿐이었던 것. 


수많은 가게가 문을 닫으면서 상권이 점점 죽어가고 있는 경리단길의 현실이 안타까움을 자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