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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출신 '슈퍼맨' 아빠가 '자연인'이 될 수 밖에 없었던 가슴 아픈 이유

장애가 있는 아들을 위한 '낙원'을 만들어가던 아빠는 아들을 잃고 산에 남았다.

인사이트MBN '나는 자연인이다'


[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장애가 있는 아들에게 지상낙원을 선물해주고 싶었던 슈퍼맨 아빠.


그는 자연인을 자처하고 해발 500m 가파른 산 중턱에 집을 짓기 시작했다. 


첩첩산중을 오가며 손수 벽돌을 옮기고, 필요한 자재를 나르는 등 5년의 시간을 산에 투자했다. 아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생각 하나로 보낸 세월이었다. 


그런데 지금 아빠는 홀로 산생활하고 있다. 아빠가 18년째 산에서 칩거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사이트


인사이트MBN '나는 자연인이다'


지난달 24일 MBN '나는 자연인이다'에서는 해병대 출신 자연인의 사연이 공개됐다.


자연인 이성원(72) 씨는 산속 빨간 벽돌집에서 생활하고 있다. 그는 5살때 6.25 전쟁을 겪은 뒤 늘 부족한 삶을 살았다. 


15살 때부터 리어카를 끌고, 남의 집 잔디를 관리하는 등 스스로 벌어 스스로 생활했던 이 씨. 어렵사리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서는 배고픔에 지쳐 자발적으로 베트남 전쟁에 참전하게 됐다.


전쟁을 끝내고 고국으로 돌아온 그에게 남은 것은 고엽제 후유증과 여기저기 박힌 파편의 흔적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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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MBN '나는 자연인이다'


자신의 삶이 망가졌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악착같이 돈을 벌었던 경험으로 슈퍼를 차려 큰돈을 벌게 된 이 씨는 25살 나이에 세 자녀를 얻으며 단란한 가정을 꾸렸다. 


고생 끝에 행복이 다가올 거라 믿었던 이 씨에게 또다시 역경이 찾아왔다. 둘째 아들이 4살 되던 해, 뇌성마비 진단을 받은 것이다. 


몸을 잘 쓰지 못해 넘어지고 피가 흐르는 아들을 위해 이 씨는 함께 등하교를 해주는 등 부단히 노력했다.


하지만 한계는 있었다. 장애인인 아들이 평범한 사회생활을 하기엔 어려웠고, 그렇게 아들은 점점 사회와 격리되기 시작했다.


인사이트


인사이트MBN '나는 자연인이다'


이 모습을 보며 아빠는 결심했다. 


"산속에 보금자리를 마련해 아들과 같은 병을 앓는 이들이 함께 어울려 살아갈 수 있는 터전을 만들어줘야겠다"고 말이다.


그렇게 시작된 아빠의 도전. 하지만 아들은 집이 다 완성되어갈 때쯤 스스로 죽음을 택했다. 


아들을 위해 시작한 일이기에 이 씨는 산만 보면 눈물이 앞을 가렸다. 3년을 매일같이 울던 아빠는 산이 자신의 아픔을 감싸주고 있다고 느꼈다.


그리고 아빠는 이 산에서 제2의 인생을 꾸리고 있다.


Naver TV '나는 자연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