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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갑질 '나몰라라' 모른 척하는 신동빈 규탄 시위 벌인 피해자의 절규

신동빈 회장이 이끄는 롯데그룹의 갑질 피해자연합회가 주한대한민국일본대사관 앞에 '갑질' 문화를 규탄하는 규탄 시위를 진행했다.

인사이트(좌)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 (우) 롯데그룹 실태 조사를 촉구하는 피해자연합회 모임 / 사진 = 인사이트, 뉴스1


'갑질' 롯데피해자연합회 日대사관 앞에 모여 시위한국 롯데그룹의 갑질에 대한 실태 조사 촉구


[인사이트] 심채윤 기자 = 신동빈 회장이 이끄는 롯데그룹의 피해자연합회가 일본대사관 앞에 모이면서 롯데그룹의 '갑질' 이슈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롯데로부터 갑질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협력사들이 결성한 '롯데피해자연합회'는 지난 13일 오전 서울 주한대한민국 일본대사관 앞에서 롯데그룹을 규탄하는 시위를 열었다.


롯데피해자연합회 측은 "일본 롯데의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이 직접 나서 한국 롯데가 납품업체를 대상으로 자행하고 있는 갑질 행위와 피해 실태를 조사해 달라"고 외쳤다.


이날 시위에는 가나안RPC(롯데상사 피해업체), 성선청과(롯데슈퍼 피해업체), 신화(롯데마트 피해업체), 아리아(러시아 롯데백화점 입점 피해업체)가 참여했다.


인사이트지난 3월 26일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열린 롯데그룹 갑질 피해자들의 규탄대회 모습 / 뉴스1


또 아하엠텍(롯데건설 피해업체), 에이케이인터내셔날(롯데몰 수원점 입점 피해업체) 외 정의당 공정 경제·민생본부와 기타 피해기업도 함께 시위를 진행했다.


특정 대기업을 상대로 별개의 피해업체가 연합회를 구성해 공동 대응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지만, 롯데피해자연합회는 이와 같은 문제 제기를 꾸준히 진행해왔다.


특히, 갑질 사례가 나타난 계열사가 롯데상사·백화점·슈퍼·마트·건설·자산개발 등 전 영역에 퍼져있음에 따라 '롯데 그룹'에 대한 따가운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실제로 롯데는 공정거래위원회의 하도급 갑질 신고 건수에서 매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인사이트 / 사진=임경호 기자 kyungho@공정거래위원회 김상조 위원장 / 사진=임경호 기자 kyungho@


납품단가 후려치기, 강제 매장철수 등 하도급 갑질 신고 폭주한 롯데


지난 10월 15일 더불어민주당 이학영 의원이 공정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지난 5년간 공정위 소관법률 위반 신고 건수가 356건에 달했다.


'롯데 갑질 신고센터'에도 피해 사례가 꾸준히 접수되고 있지만, 신고 건수보다 훨씬 적은 처벌이 이루어지자 결국 피해업체들이 직접 호소에 나선 것이다.


피해연합회에 따르면 롯데 계열사들은 납품단가를 후려치거나 공사 대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고, 계약 만료 전 매장을 강제로 철수시키는 등 각종 횡포가 만연했다.


백화점에 쌀을 납품하는 업체 가나안네츄럴은 지난 2004년 롯데상사로부터 월 2,500톤 규모의 쌀을 구매하겠다는 약속을 받고 미곡 종합처리센터인 가나안당진RPC를 설립했다.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하지만 2,500톤은 고사하고 실제로는 약속했던 규모의 50분의 1밖에 매입하지 않으며, 대금결제 또한 제대로 해주지 않아 2008년 도산하게 됐다.


육가공업체 신화는 롯데마트의 '삼겹살 갑질'로 잘 알려져 있다.


신화 측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납품단가를 후려치고 보복 조치로 거래를 중단하는 등의 행위를 일삼아 100억원이 넘는 손실을 보게 했다.


지난 2015년 공정거래조정원이 롯데마트가 신화에 48억원가량을 지급하라고 조정 판결했으나, 롯데마트 측은 "행사 때문에 일시적으로 낮아진 납품단가는 다시 올려 사들이는 방식으로 보전해준다"며 조정 판결을 거부했다.


인사이트지난달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롯데갑질피해자 간담회에 참석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뉴스1


'롯데' 기업 피해자만 대상으로 한 공정위 간담회 열리기도


수많은 고발이 이어지자 정의당 공정 경제·민생본부장인 추혜선 의원은 지난 10월 23일 '롯데 갑질 피해자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의 간담회'를 열기도 했다.


끝없이 롯데그룹 갑질 이슈가 타오르자, 일각에서는 전 계열사에 문제가 있다는 점에서 롯데그룹 자체에 고질적인 갑질 문화가 존재한다는 지적이 등장했다.


롯데로 인한 이들 업체의 피해 금액은 약 490억원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현재는 대다수의 업체가 파산한 상태로, 이들은 실직한 직원 수만 500여명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이날 집회에서 롯데 피해자연합회는 일본 롯데홀딩스가 직접 한국 롯데의 갑질 행위를 조사해달라고 요청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측에 뇌물을 건넨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5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롯데 '신동빈' 회장에 기대 접고 일본 롯데 홀딩스에 호소


김영미 롯데 피해자 연합회 회장은 "신동빈 회장이 최근 출소하면서 대규모 투자와 고용 계획은 내놓으면서도 피해 협력업체에 대한 책임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정성이 있었다면 신동빈 회장은 피해자와의 완전합의라는 사회적 책임을 먼저 실천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같은 신동빈 회장의 행보로 구제 희망을 접은 피해자 연합회는 한국 롯데에 대한 기대를 내려놓고 일본 롯데홀딩스로 방향을 튼 상황.


피해자들의 호소가 일본으로 넘어가게 되자 한국 롯데그룹의 입장도 난처해질 수밖에 없게 됐다.


인사이트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잠실에 위치한 롯데호텔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일본 꼬리표'를 떼어내기 위해 호텔롯데를 상장하는 등 지주체제를 완성하고 일본 롯데와의 연결고리를 끊는 '뉴 롯데' 구상을 밝힌 바 있다.


게다가 이미 지주체제로 전환된 이상 일본 롯데홀딩스와는 분리돼, 일본 측에서 국내 사안에 개입하기도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피해자연합회가 한국 롯데의 문제를 일본에 호소하면서 롯데그룹으로서는 '무능력한 기업'을 보여주는 듯한 당황스러운 그림이 됐다.


피해업체 관계자들이 맞춰 입은 티셔츠의 문구 '갑질 없는 세상으로'처럼, 롯데그룹이 진상 조사를 통한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