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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렵꾼 표적 안 되려 '상아' 없이 태어나기 시작한 요즘 코끼리들

아프리카 남동부 모잠비크의 야생 국립공원 암컷 코끼리들 가운데 3분의 1 이상이 상아 없이 태어났다.

인사이트(좌) Live Science, (우) Dailymail


[인사이트] 변보경 기자 = '상아'는 코끼리 하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단어다. 코끼리에게 상아는 스스로 보호하기 위해 꼭 필요한 신체 일부이기도 하다.


그런데 최근 아프리카에서 상아 없이 태어나는 코끼리의 수가 점점 더 늘어가고 있다.


야생 코끼리들에게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지난 10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모잠비크 공화국의 한 야생 국립공원에 있는 암컷 코끼리들 3분의 1 이상이 상아가 없이 태어났다고 보도했다.


인사이트Sky.com


보도에 따르면 모잠비크 고롱고사 국립공원(Gorongosa National Park)의 경우 1970~90년대 내전 당시 90%에 달하는 코끼리들이 밀렵꾼들에게 학살을 당했다.


남은 10%는 대부분 상아가 없는 코끼리들로 밀렵꾼들의 눈을 피해 목숨을 겨우 건질 수 있었다.


이후 상아 없는 암컷 코끼리들의 유전자가 후대로 전해지면서 1992년 모잠비크의 내전이 끝난 후 태어난 코끼리들 가운데 3분의 1 이상이 상아가 없었다.


안타깝게도 이러한 현상은 모잠비크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있는 야생 코끼리들에게도 비슷하게 발생하고 있다.


인사이트밀렵꾼들에 의해 상아가 잘리고 심하게 훼손된 채로 버려진 코끼리 / Facebook 'CGTN'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아도 코끼리 국립 공원(Addo Elephant National Park)은 암컷 코끼리 174마리 가운데 무려 98%가 상아 없이 태어났다.


또 탄자니아, 우간다 등에서도 상아 없는 코끼리의 수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밀렵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생존에 반드시 필요한 상아를 포기한 코끼리들.


미국 아이다호 대학 행동 생태학자 라이언 롱(Ryan Long)은 "인간의 탐욕 때문에 코끼리가 퇴화하고 있다. 상아 없는 코끼리들은 결국 생존에 위협을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코끼리의 퇴화는 향후 생태계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사이트밀렵꾼들에 의해 상아가 잘리고 심하게 훼손된 채로 버려진 코끼리 / Elephants Without Bord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