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 15℃ 서울
  • 15 15℃ 인천
  • 13 13℃ 춘천
  • 10 10℃ 강릉
  • 15 15℃ 수원
  • 17 17℃ 청주
  • 17 17℃ 대전
  • 13 13℃ 전주
  • 17 17℃ 광주
  • 16 16℃ 대구
  • 15 15℃ 부산
  • 16 16℃ 제주

"카페 알바생인데, '아메리카노 연하게 샷 추가해주세요' 하는 손님이 있습니다"

'따뜻한 프라푸치노'와 맞먹는 '연하게, 샷 추가' 주문이 사실은 가능한 주문이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SBS '상속자들' 


[인사이트] 황효정 기자 = "동네 작은 개인 카페에서 파트 타임으로 근무 중인 아르바이트생입니다. 일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는데, 오늘 사장님이 안 계실 때였어요.


젊은 손님이 오셨는데, 아메리카노를 주문하며 연하게 해 달라고 말씀하시더군요. 알겠다고 했는데 그 손님이 덧붙이시는 겁니다. '아, 그리고 샷 추가해주시고요'


이게 무슨 말이죠? 프라푸치노에서 얼음을 빼 달란 소리, 캐러멜 마키아토에서 캐러멜 빼 달란 소리 아닙니까"


최근 어느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다. 익명의 글을 게재한 카페 아르바이트생의 질문에 대부분 누리꾼은 이렇게 반응했다. "말도 안 되는 주문"


일반적인 누리꾼들의 생각은 이러했다. 커피에 샷을 추가하면 당연히 진해진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이때 연하게 타 달라고 하면 물을 더 넣어야 하는데 넘치는 커피를 다른 컵에 나누어 담아야 한다. 즉 한 잔 값에 두 잔을 먹으려는 손님의 주문이라는 분석이었다.


이런 가운데 자신을 전문 바리스타라고 소개한 한 누리꾼의 생각은 달랐다.


글을 접한 누리꾼 A씨는 "커피는 추출할 때 먼저 나오는 것과 후에 나오는 것의 맛이 다르다. 또 추출 시간을 길게 뽑느냐 짧게 뽑느냐에 따라서도 다르다"며 설명을 시작했다.


A씨에 따르면 보통 나중에 추출되는 커피가 쓴맛이 더 강하다. A씨는 "글 속 손님이 커피를 연하게 달라는 건 바로 추출물 뒷부분을 빼 달라는 뜻이었을 것이다"라고 했다.


커피 추출물 중 앞부분만 사용해 연하게 만들고 여기에 샷을 추가한 커피, 또는 단시간에 추출해 부드러운 맛을 살린 커피를 주문했으리라는 설명이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이렇게 마시면 커피 특유의 쓴맛 대신 부드러운 신맛과 단맛, 그리고 향을 더욱 많이 느낄 수 있다.


커피 추출 시간을 짧게 해서 뽑는 이 부드러운 맛의 커피를 전문 용어로 리스트레토(Ristretto) 샷이라고 한다. 리스트레토는 이탈리아어로 '짧다'는 뜻이다.


A씨는 "나도 커피를 오랜만에 마실 때 저렇게 먹는다. 아메리카노 연하게 해 샷 추가해서"라고 덧붙였다.


전문 바리스타가 아닐 카페 아르바이트생 입장에서는 다소 당혹스러운 주문일 리스트레토. 


과연 어떤 맛의 커피인지 설명만 들어도 호기심이 이는 가운데, 국내 프랜차이즈 커피 브랜드 중 리스트레토 샷을 취급하는 곳은 스타벅스와 할리스 정도라고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