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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 '안락사' 당하는 순간 깨어나 "죽고 싶지 않다"며 몸부림친 할머니

최근 한 의사가 치매를 앓고 있는 74세 환자를 강제로 안락사시킨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 GettyimagesKorea


[인사이트] 장경윤 기자 = 강제로 진정제와 안락사 약물을 투여받은 할머니는 마지막까지 삶의 의지를 드러내고자 안간힘을 썼지만 결국 세상을 떠났다. 


지난 9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죽음을 원치 않는 환자에게 안락사 주사를 투여한 의사가 최근 검찰에 기소됐다고 보도했다. 


해당 사건은 지난 2016년 발생한 것으로, 당시 네덜란드 헤이그 지역의 병원에서 근무하던 의사는 74세의 여성 치매 환자를 관리하고 있었다.


그런데 환자의 가족들은 의사를 찾아와 "환자를 안락사 시켜달라"고 제의했다.


인사이트GettyimagesKorea


네덜란드는 지난 2002년부터 안락사가 합법화된 국가였지만, 안락사를 시행하기 위해서는 환자 본인의 '동의'와 여러 엄격한 조건들을 충족시켜야 했다.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환자는 의사와 가족들의 회유에도 "죽고 싶지 않다"고 답하며 안락사를 완강히 거부했다.


그럼에도 의사는 환자가 마실 커피에 몰래 진정제를 섞어 건넨 뒤 환자의 의식이 몽롱해질 때까지 잠시 기다렸다.


서서히 잠에 빠져드는 환자를 본 의사는 가족들을 향해 "안락사 주사를 투여하는 동안 환자가 못 움직이게 붙들어달라"는 명령을 내렸다.


의사의 말을 들은 가족들이 환자를 붙잡자마자, 의사는 환자의 몸에 주사를 꽃아 서서히 약물을 투입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 GettyimagesKorea


그런데 그 순간, 할머니는 갑자기 잠에서 깨어나며 발버둥을 치기 시작했다.


계속해서 "살려달라"며 의사와 몸싸움을 벌인 할머니는 이윽고 약 기운이 돌았는지 눈에 띄게 힘을 잃어가며 다시 침대 위로 쓰러졌다.


이후 의사는 환자의 사망을 확인하며 안락사를 마쳤다. 


근처의 소란을 들은 목격자들이 의문을 제기하면서, 해당 사건은 안락사법을 감시하는 지역 위원회의 조사를 받게 되었다.


커피에 남아있는 약물과 평소 환자가 죽음을 원치 않았다는 사실 등을 확보한 위원회는 의사를 소환해 불법 여부를 따져나갔다.


인사이트GettyimagesKorea


의사는 환자의 정신질환 기록을 근거로 "당시 환자에게는 안락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항변했지만,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의사는 지난 7월, 불법 의료 행위 등으로 검찰에 기소돼 앞으로 법정 싸움을 이어가게 됐다.


검찰 관계자는 성명서를 통해 "지난 2002년 안락사법을 시행한 이래로 의사가 불법 행위로 기소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환자가 안락사 의사가 있었는지가 재판의 중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안락사법에 따르면 의사는 혐의가 인정될 경우 12년 이하의 징역 또는 '범주 5'의 벌금(약 1억 원)의 벌금형에 처하게 된다.


또한 안락사에 협조한 가족들이 의사와 같이 법적인 처벌을 받게 되는지는 현재까지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