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 당해서 자퇴하는 날 가해 학생 머리채 잡고 실컷 때렸습니다"
"왕따 당해서 자퇴하는 날 가해 학생 머리채 잡고 실컷 때렸습니다"
입력 2018.11.06 17:30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KBS2 '후아유-학교 2015'


[인사이트] 황효정 기자 = 왕따를 당해 자퇴까지 했는데 속이 편하다는 학생이 등장했다. 이유가 있다.


지난달 3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틀 전에 자퇴했다는 18살 여고생의 글이 올라와 누리꾼들의 관심을 모았다.


익명의 글쓴이 A양은 "고2였는데 반 전체에서 왕따를 당했다"고 말문을 열고 이후 직접 겪은 일들을 털어놓았다.


조별 수행평가를 떠넘기거나 A양을 제외한 단체 채팅방을 만드는 것은 기본이었다. 같은 반 학생들 모두가 따돌림의 가해자였다. 


이들은 체육 시간, 1분에 한 번꼴로 A양에게 공을 맞히기도 하고 점심을 혼자 먹고 있을 때마다 다른 반 학생들까지 일부러 데리고 와 A양을 구경시키기도 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천 번을 불러도'


어느덧 2학기 말이었다. 그간 꾹꾹 참았던 A양은 결국 부모님과 상의해 자퇴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부모님은 전학을 바라셨으나 A양은 차마 또래 아이들이 모인 곳에 다시 가기가 무서웠다고 고백했다.


담임 선생님께 자퇴 결정을 말하기로 한 날. 쉬는 시간이었다. A양은 집에서 가져온 사과를 꺼내 먹고 있었다. 뒤에서 이런 소리가 들렸다. "하다 하다 사과를 처먹네"


A양은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그 말을 한 학생에게 다가갔다. A양은 "그냥 달려가서 머리채를 잡고 사과로 얼굴을 때렸다"고 했다.


이후 교무실에서는 아무도 A양의 편을 들어주지 않았고, A양은 그 길로 소곤소곤 자신을 욕하는 학생들 무리를 걸어 나와 학교 교문을 나섰다.


A양은 "그래도 속이 편하다"며 "미친 듯이 검정고시 공부해서 성공해 보이겠다"고 다짐하며 글을 끝맺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소녀괴담'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반응이 엇갈렸다.


일부는 A양의 행동에 대해 "폭력으로 대응하는 게 생각이 좀 짧았던 것 같다"며 "선생님과의 대화나 학교폭력신고 등을 통해 조금 더 지혜롭게 대처할 수 있지 않았냐"고 지적했다.


그러나 다른 입장도 있었다. 대화로 푼다는 건 원론적인 이야기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특히 자신 또한 따돌림을 당한 경험이 있다는 익명의 누리꾼은 해당 글에 장문의 댓글을 남겨 눈길을 끌었다.


"글쓴이 같은 용기가 없었던 걸 후회한다. 어른들이 말하는 현명한 대처? 다 상황을 무마하기 바쁜 방법들뿐이었다. 나도 나를 위해서, 내가 나 자신을 변호해야 했었는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