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에 입양됐는데 '속세'로 자꾸 탈출 시도해 스님 울리기까지 한 댕댕이의 진심
대구의 프로 탈출러 강아지 '초심이'와 이런 반려견 때문에 한숨만 쉬는 스님의 고군분투 이야기가 공개됐다.
[인사이트] 디지털뉴스팀 = 속세로 그리도 가고 싶은 걸까. 대구의 한 절에는 틈만 나면 탈출하려는 댕댕이 '초심이'가 산다.
4일 오전 방영된 SBS 교양프로그램 'TV 동물농장'은 초심이의 이야기를 전했다.
스님의 사랑을 듬뿍 받아 7년 동안 절에서 애지중지 큰 초심이는 이상하게도 밤낮없이 탈출을 시도했다.
"누구도 막을 수 없다"… 프로탈출러 '초심이'"다 내 탓이다" 눈물 흘리는 스님
낮은 대문을 휙휙 넘나드는 초심이에 스님은 절 곳곳에 CCTV까지 설치했고, 문도 덧대 높은 장벽까지 만들었다.
초심이를 묶어두면 온 동네가 떠나가도록 짖는 판에 절 안에선 어쩔 수 없이 풀어둬야 하는 상황. 스님은 여느 절과는 달리 대문도 꽁꽁 닫을 수밖에 없었다.
본인의 업무를 보다가도 바깥이 잠잠하다 싶으면 스님은 열 일 제쳐두고 CCTV 앞으로 간다.
그런데도 스님이 잠시 긴장을 놓은 사이 초심이는 이윽고 출구 쪽 계단을 타고 올라가 탈출한다.
스님은 뒤늦게 이를 눈치챘고 야심한 밤이 돼서야 초심이를 찾아 절로 돌아올 수 있었다.
태어난 지 2개월 때부터 스님과 함께 산 초심이.
스님은 매일 도망가는 초심이가 밉고 속상하다가도 '내가 준 사랑이 부족한 건가' 생각하며 미안한 마음이다.
적어도 일주일에 2~3번씩 산책하던 과거에 반해 3년 전 디스크 수술 이후 산책을 자주 하지 못한 것이 계기가 된 걸까 봐 스님은 이내 "다 제 잘못 같다"며 눈물을 흘렸다.
초심이가 탈출하는 이유는 뭘까"초심이 VS 스님"… 시작된 두뇌싸움
제작진은 초심이에게 위치추적기와 카메라를 달아 탈출 이유를 추적했다.
추적 결과, 초심이가 탈출해서 하는 행동은 고작 절 주위 뱅뱅 도는 것뿐.
전문가는 스님과 초심이의 모습을 보곤 "숨바꼭질 형식으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초심이에겐 자신의 탈출에 뒤쫓아오는 스님 반응이 놀이로 인식됐던 것.
스님은 전문가 조언에 따라 초심이가 숨바꼭질 놀이를 끝낸 후 돌아왔을 때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외출보단 집에 있는 것이 행복하다는 것을 깨우치게 하기 위해서다.
숨바꼭질보다 안에서 노는 게 더 재밌도록 놀이기구도 설치했다.
스님은 "3년 동안 강아지에게 무심했던 것 같아 저 자신이 못나게 느껴지는 하루였다"며 "관심과 사랑을 좀 더 주겠다"고 다짐했다.
초심이가 장난감과 놀이기구에 즐거워하자 스님의 눈시울이 다시 한번 붉어졌다.
그가 초심이를 얼마나 사랑하는지가 그려져 화면 너머 시청자들에게까지 감동을 전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