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2학년인 남동생이 토토 하다 400만원을 빚졌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인사이트] 황기현 기자 = 어느 날 갑자기 어린 동생이 "빚이 있다"고 고백하면 어떤 생각이 들까.

더군다나 빚이 생긴 이유가 '스포츠토토' 때문이라면 머릿속은 더욱 복잡해질 것이다.

최근 대학생 A씨는 남동생의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이제 고작 고등학교 2학년인 동생이 빚이 있다고 털어놨기 때문.

빚은 무려 400만원에 달했다. 대부분이 토토를 하다 생긴 빚이었다.

알고 보니 동생은 부모님이 주는 용돈이나 학원비를 전부 토토에 탕진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여기에 불법 대출까지 받아 토토를 했고, 자기가 감당할 수 있는 선을 넘자 그제서야 가족에게 고백한 것이다.

황당한 상황에 A씨는 "살다 살다 고등학생이 도박을 해서 빚질 줄은 생각도 못 했다"고 호소했다.

그런데 동생은 부모님에게 빚을 갚아달라고 애원했다. 오히려 "반에 안 하는 애들이 없다"며 "애들이 하자고 해서 한 건데 왜 자기한테만 그러냐"고 항변하기도 했다고.

분노를 감출 수 없던 A씨는 "동생과는 깔끔하게 인연을 끊고 싶다"면서 "동생이 진 빚 가족이 안 갚아도 상관 없냐"며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조언을 구했다.

일반적인 사람의 경우 해당 사연을 황당한 고등학생의 일탈쯤으로 치부할 수 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러나 불법 사설 토토는 현재 한국 스포츠 시장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다.

특히 A씨 동생처럼 미성년자들은 공식 토토에 베팅할 수 없기에 대부분이 사설 토토에 빠진다.

실제 국회 문화체육위원회 소속 한선교 자유한국당 의원에 따르면 한국의 불법 도박 시장 규모는 2015년 기준 83조원을 돌파했다.

주변을 조금만 둘러보면 사설 토토를 하다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까지 탕진한 사람을 쉽게 찾을 수 있는 게 현실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베팅 업체를 늘려 합법 시장을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