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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기 난사 피해자 치료하다 범인이 '아들'이란 사실 깨닫고 '자살시도'한 간호사

크림반도의 한 대학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로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가해자 가족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인사이트블라디슬라프의 범행 당시와 범행 준비 모습, east2west news / mash


[인사이트] 장경윤 기자 = 지난 17일, 러시아 좌측에 자리한 크림반도 케르치 기술대학에서는 수없이 많은 총성과 비명이 울려 퍼졌다.


무고한 시민을 학살한 범인은 이 대학에 다니고 있던 18세 남성 블라디슬라프 로슬랴코프(Vladislav Roslyakov)였다.


블라디슬라프는 건물 2층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무차별 총기를 난사하고 1층 식당에서 사제 폭탄을 터뜨린 뒤, 도서관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는 21명. 부상자 또한 60명에 달하며 이번 사고는 무고한 학생들과 가족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인사이트TASS


그러나 블라디슬라프의 비극은 여기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지난 19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미러는 병원에서 총기 난사의 피해자들을 치료하다 자신의 아들이 '범인'임을 알고 자살을 시도한 어머니의 가슴 아픈 소식을 전했다.


블라디슬라프의 어머니 갈리나 료슬라코프(Galina Roslyakov)는 케르치 지역의 한 병원에서 종양학과 간호사로 일하고 있었다.


갈리나는 총기 난사 사건 당시 갑자기 몰려든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응급실을 찾았다.


당시 응급실은 수많은 사람들이 흘린 피와 떨어진 살점 등으로 '지옥'과도 같은 모습이었다.


인사이트희생자 알리나 케로바와 블라드 베르디보젠코, east2west news


그런데 응급환자들에게 응급 처치를 시행하고 있던 갈리나는 곧 상상도 하지 못한 정보를 듣게 됐다.


수많은 사람들을 이처럼 끔찍한 상황에 몰아넣은 범인이 바로 자신의 '아들'이었다는 사실을.


큰 충격에 빠진 갈리나는 곧 큰 소리로 오열하며 자살 소동을 벌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다행히도, 현장에는 경찰관들이 포진해있었다. 경찰관들은 갈리나를 결박한 뒤 더이상 위험한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감시했다.


인사이트east2west news


사건에 대한 조사가 신속하게 이뤄졌으나 아직까지 블라디슬라프가 이와 같은 범행을 벌인 이유에 대해서는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블라디슬라프의 동급생은 "1학년 때 단 한 번 블라디의 이야기 중 기억나는 것이 있다"며 "블라디는 항상 동급생을 죽인 살인자들을 존경해왔다"고 전했다.


또 다른 학생은 "블라디의 SNS 계정에는 어떠한 내용도 공개되지 않았다"며 "계정에 대한 접근도 제한되어 있었고 친구 또한 아무도 없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블라디슬라프의 가난한 가정환경을 이유로 들며 블라디슬라프가 굴욕감을 느껴왔다는 주장도 있었다.


이에 대해 사건 조사의 책임자 이리나 클라예바(Irina Klyueva)는 "블라디슬라프를 자극한 원인에 대해 가족, 대학, 친구 및 인터넷 등 모든 요소를 신중히 고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