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영산강 변 텐트에서 '온수 매트' 켜놓고 잠자던 장애인 부부 숨진 채 발견
날씨가 눈에 띄게 쌀쌀해진 가운데, 텐트 안에 난방 기구를 켜놓고 잠을 자던 장애인 부부가 숨을 거뒀다.
[인사이트] 황기현 기자 = 날씨가 눈에 띄게 쌀쌀해진 가운데, 텐트 안에 난방 기구를 켜놓고 잠을 자던 장애인 부부가 숨을 거뒀다.
지난 15일 광주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51분경 광주 북구 건국동 영산강 변 다리 옆 텐트에서 남편 A씨와 아내 B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A씨 부부는 안에서 잠긴 텐트에 누워있는 상태였다. 별다른 외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텐트 안에는 휴대용 부탄가스로 작동하는 온수 매트가 켜져 있었다.
부탄가스로 물을 데워 매트에 공급하는 방식의 온수 매트는 가열기를 텐트 밖으로 꺼내놔야 한다.
자칫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기 때문. 하지만 부부는 가열기를 텐트 안에서 작동한 것으로 드러났다.
담양이 거주지인 이 부부는 한 달여 전부터 같은 장소를 방문해 낚시를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틀 전부터 A씨 부부는 친척들과 연락이 끊겼다. 이에 한 친척이 이들을 찾아 나서 이날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A씨 부부는 두 사람 다 소아마비를 앓아 다리가 불편한 장애가 있었다. 아내는 암도 앓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 부부의 사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을 의뢰하는 한편, 질식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