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계단' 때문에 10년간 형 무덤에 찾아가지 못한 외발 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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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장경윤 기자 = 200계단. 누군가에게는 별 것 아닌 계단이지만, 한 남자에게는 아니었다. 


고작 200계단 때문에 형의 묘지에 갈 수 없던 남성은 그 누구보다 자신을 원망했다. 하지만 세상은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따뜻하다는 것을 그 남자는 깨달을 수 있었다.


지난 9일(현지 시간) 중국 매체 SCMP는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10년 만에 처음으로 형의 묘지를 찾은 남성의 소식을 전했다.


사연의 주인공인 70세 남성 리 사우이(Lee Sau-yee)는 어린 시절부터 형과 함께 고아원에서 지내왔다.


고난과 멸시 속에 두 형제는 하루도 편할 날이 없었지만, 그때마다 둘은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마음을 다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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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사우이가 사고로 오른쪽 다리를 잃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비록 생활은 불편해졌을지라도 사우이는 여전히 형과 함께 할 수 있음에 감사했다.


그러나 10년 전 사우이의 형이 인후암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사우이는 헤어나올 수 없는 깊은 절망에 빠져들었다.


사우이의 가슴은 형의 묘지가 안치된 곳을 보고 더욱 아파졌다.


장례식을 치르기에도 빠듯했던 사우이는 매우 높은 고도에 위치한 차이완 공동묘지를 형의 자리로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묘지로 가는 계단을 자력으로 오를 수 없는 사우이는 이후 10년 동안 형의 묘지를 멀리서 지켜봐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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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사연을 접한 홍콩의 한 단체는 즉각 사우이의 소원을 이뤄주기 위해 노력했다.


이들은 사우이의 몸에 맞춘 특수 휠체어를 준비한 뒤, 직접 계단을 오르며 사우이를 형의 묘지에 데려다 주었다.


형에게 줄 꽃다발을 가슴팍에 안은 사우이는 형을 곧 만날 수 있다는 소식에 설레임을 감출 수 없었다.


그리고 마침내 형의 묘지 앞에 도착한 순간, 사우이는 "동생이 정말 오랜만에 당신을 만나러 왔다"며 그간 못다 한 감정을 모두 쏟아냈다.


이후에도 한참동안 이야기를 이어간 사우이는 애써 마음을 진정시킨 뒤 다음을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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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숙원을 이룬 사우이는 인터뷰를 통해 당시의 심정을 털어놨다.


사우이는 "고아원에서부터 서로가 전부였던 우리는 모든 것들을 함께 했다"며 "항상 형에게 조의를 표하지 못한 자신이 미웠다"고 전했다.


이어 "만약 그럴 수만 있다면, 다음 생애에도 형의 동생으로 태어나고 싶다"며 형에 대한 진한 사랑을 나타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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