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할머니가 보청기 없이 내 말 못 알아들었던 슬픈 이유
우리 할머니가 보청기 없이 내 말 못 알아들었던 슬픈 이유
입력 2018.10.10 16:53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계춘할망'


[인사이트] 이하영 기자 = "할머니. 진지 잡수세요~" "뭐라고?" "저녁 다 됐다고요~" "뭐라는 거야?" "밥이요 밥!" "예끼, 이 녀석. 어디서 성질을 부려!"


할머니, 할아버지가 있는 손녀들은 생각하게 된다. 도대체 왜 오빠나 남동생이 말하면 금세 알아듣는 분들이 내가 말할 때는 모른척 하실까.


목소리를 더 크게 하고 구체적으로 설명을 해야 '알아듣는 척'하시고 손짓을 하면 좀 더 빨리 알아들으시는 것 같긴 하다.


이런 일을 겪으면 많은 손녀들이 겉으로 표현은 못 할지언정 '남녀차별 하시나?'하고 속으로 속상한 마음을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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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런 마음을 가진 분이 간혹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할머니, 할아버지의 행동은 노인이 되며 자연스럽게 겪는 신체 변화 중 하나일 수 있다는 점을 알아두면 더욱 좋다.


다년간 노인들을 상대로 안과 진료를 해온 의사 히라마쓰 루이는 나이 들면서 변하는 신체로 인한 오해를 줄이기 위해 '노년의 부모를 이해하는 16가지 방법'이란 책을 썼다.


책의 내용 중에는 앞서 말한 '목소리의 비밀'도 나와있다.


저자는 70세 이상일 경우 70%를 넘을 정도로 노인이 되어가며 고음역의 소리를 잘 듣지 못하게 된다고 말한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계춘할망'


게다가 일정 음량을 넘으면 소리가 이명처럼 귀가 아플 만큼 시끄럽게 느껴져 불쾌감을 주게 된다고 전했다.


노인들에게는 이 고음역대 목소리가 대부분의 사람이 듣기 싫어하는 철판이나 칠판을 긁는 것과 같은 날카로운 소리로 인식된다.


이러한 현상은 난청이 될수록 더욱 강하게 일어난다.


남성보다 여성이 목소리 톤이 높기 때문에 난청인 노인들의 경우 손녀나 딸, 며느리 등의 말소리를 못 알아듣는 경우가 많다.


저자는 이럴 때는 세 가지 요령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낮은 목소리', '천천히', '정면'이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계춘할망'


그는 할머니나 할아버지가 알아듣기 쉽도록 "약", "있어요" 등 단어만 끊어서 천천히 이야기하면 의사소통이 더욱 쉬워진다고 밝혔다.


정면을 보고 말하는 이유는 노인이 소리가 들리지 않을 경우 입모양으로 말을 유추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난청을 고치기 위해서는 하루 5분 정도 라디오 음량을 점점 줄이며 듣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할머니나 할아버지가 보청기를 낄 정도는 아니지만 자신의 말을 못 들으시는 것 같다면 오늘 위에서 말한 세 가지 방법을 한번 시도해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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