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만 도와주십시요" 출산 중 아들을 잃은 아빠가 올린 청와대 청원글
"한번만 도와주십시요" 출산 중 아들을 잃은 아빠가 올린 청와대 청원글
입력 2018.10.08 17:41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김천 기자 = "태양처럼 빛나라고 '태양이'라 이름 지어준 아기는 세상의 빛 한번 보지 못하고 먼 길을 떠났습니다"


지난 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출산 중 아이가 사망했습니다. 한 번만 도와주십시오'라는 제목으로 청원 글이 올라왔다.


게시글에 따르면 구모(36) 씨는 지난달 8일 아내 강모(28) 씨와 함께 부산 해운대 한 대학병원을 찾았다. 둘째 출산을 앞둔 아내의 하혈 때문이었다.


도착한 병원에선 산모나 태아에게 큰 이상이 없다고 말했다. 구씨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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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부부는 이 대학병원에서 출산할 수도 있었지만 그동안 진료해주었던 주치의가 있는 출산 전문 병원으로 향했다.


그곳 역시 산모와 태아에게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했다. 구씨는 태양이와의 만남을 기대하며 출산 전문 병원에서 제왕절개를 하기로 했다.


30분이면 끝난다던 제왕절개는 1시간이 넘도록 진행됐다. 구씨는 문밖에서 초조하게 발을 굴리며 아무 일 없기를 기도했다.


그런 구씨에게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태양이가 사망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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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가 막히고 어안이 벙벙했다. 머릿속이 하얘졌다. 생명의 탄생을 고대한 보호자에게 닥친 통보는 너무나 잔인했다.


구씨에 따르면 병원 측의 위로나 사과는 없었다. 그저 직원을 통해 죽었다고 전하라는 이야기가 끝이었다.


사망 원인에 대해서도 알려주지 않았다. 심지어 수술을 집도한 병원장은 "사망원인을 모르겠다"며 침묵을 지키고 있다고 구씨는 주장했다.


게다가 담당의는 태양이가 오전 11시 32분 사망했다고 했다. 하지만 보호자에겐 수술실이 다 정리되고 난 20여 분이 지나서야 사망 사실을 알렸다. 모든게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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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태양이는 세상의 빛도 보지 못한 채 부부 곁을 떴다. 구씨는 아직도 태양이의 마지막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고 했다.


인형 같은 모습으로 평온하게 눈을 감고 있는 작은 아이. 아내는 장례식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태양이를 품에 안았다. 싸늘하게 식은 아이의 손을 붙잡고 눈물을 흘렸다.


사건 이후 구씨는 다니던 회사도 휴직하고 사건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여기저기 뛰어다니고 있다.


현재 1차 부검에서는 건강·질병·기형 없음으로 나왔다. 최종 결과는 앞으로 두 달 더 기다려야 한다.


구씨는 인사이트 취재진에 "소송까지 생각하지도 않았다"며 "병원 측에 바랐던 것은 사건의 진상과 의료 과실에 대한 진정 어린 사과였다"고 목소리 높였다.


인사이트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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