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집 나간 이후 아빠와 둘이 사는 8살 근호에게 생긴 가슴 아픈 습관
엄마가 집 나간 이후 아빠와 둘이 사는 8살 근호에게 생긴 가슴 아픈 습관
입력 2018.10.06 17:39

인사이트KBS1 '동행'


[인사이트] 김천 기자 = "그날은 비가 많이 왔었고, 천둥은 치지 않았어요" 근호는 3년 전 엄마가 쪽지 한 장 남겨두고 떠났던 그날을 잊을 수 없다.


지난달 29일 KBS1에서 방영된 '동행'에서는 혼자 있을 때면 항상 집 앞 대문을 서성이는 8살 정근호 군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근호는 아빠 정계순(52) 씨만 찾는다. 등교하기 전부터 회사에 따라가 청소하는 아빠를 쫓아다닌다.


하루도 빠짐없이 출근하며 일손을 도운 게 벌써 3년이다. 이제는 회사의 마스코트이자 명예 직원이다.


학교를 마치고서도 아빠를 찾는 건 변함없다. 근호가 이토록 아빠를 기다리는 이유는 3년 전 일 때문이다.


인사이트KBS1 '동행'


엄마 팔을 베고 잤던 근호는 그날 옆자리의 허전함을 느꼈다. 집안 곳곳을 돌아다니며 찾았지만 엄마는 보이지 않았다.


아빠가 마을로 뛰쳐나가 봤지만 엄마는 흔적도 없이 사라진 뒤였다.


이때부터 근호는 아빠마저 사라질까봐 떨어지지 않으려 애쓴다. 어린 소년이 감당하기엔 큰 트라우마였다.


이후 근호는 집에 홀로 남겨질 때면 대문 밖을 하염없이 서성이는 습관이 생겼다. 아빠마저 돌아오지 않을까 걱정되는 마음에서다. 


인사이트KBS1 '동행'


아빠도 그 일 이후 충격을 많이 받았다. 힘에 부치도록 괴로워 좌절되기도 했다. 하지만 근호를 지켜야한다는 생각 하나로 지금까지 버텨왔다.


그런 아빠의 마음을 아는 걸까. 근호는 아빠 앞에서 엄마 이야기는 절대 하지 않는다.


하지만 근호의 마음 한구석엔 항상 엄마가 자리했나 보다. 상담을 위해 학교를 방문한 아빠는 근호가 그린 그림을 봤다.


어항 속에 있는 물고기. 엄마 물고기는 다른 물고기들과 다르게 비늘이 잔뜩 그려져 있었다.


담당 교사 말에 따르면 물고기 비늘은 '숨'을 의미한다.


근호에게 엄마는 없으면 하루도 살 수 없는 '숨' 같은 존재임을 알게 된 아빠.


인사이트KBS1 '동행'


그날 저녁 아빠는 근호에게 조심스레 물었다. 그동안 엄마가 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왜 하지 않았느냐고.


근호는 아빠의 질문에 이불을 덮고 등진 채 말했다. "이야기 안 하면 아빠 기분이 좋을 것 같아서, 끝"


무덤덤하게 말했지만 분명 가슴 속 깊은 곳엔 상처가 자리했다. 어린아이가 숨결 같은 엄마의 그리움을 참고 사느라 얼마나 힘들었을까.


아빠는 눈물을 쏟고 만다. 지금까지 직장에 쫓아온 것도, 대문 밖에 서성였을 것도 그랬을 이유였으리라.


아빠는 근호의 마음을 깊게 들여다보지 못했다는 자책에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YouTube 'KBS 한국방송 (Mylove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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