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나간 뒤 '고독사'한 엄마 유품에서 자신의 명의로 된 통장을 발견한 딸
집 나간 뒤 '고독사'한 엄마 유품에서 자신의 명의로 된 통장을 발견한 딸
입력 2018.10.06 17:13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GettyimageKorea


[인사이트] 장경윤 기자 = 자신이 3살이 되던 무렵 집을 나가 버린 뒤 평생을 볼 수 없었던 어머니.


그런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원망을 품어온 딸은 이후 '가장 원하지 않던' 방식으로 어머니를 만나게 됐다.


홀로 어렵게 생활을 이어가던 어머니의 '고독사' 소식을 듣게 된 것이다.


딸은 뒤늦게나마 어머니의 방을 찾아가 그 흔적들을 하나하나 손으로 어루만지다, 뜻밖의 '물건'을 하나 발견하게 됐다.


6일 일본 매체 포스트세븐은 집을 떠난 뒤 고독사한 어머니의 방을 정리하다 자신의 명의로 된 통장을 발견하게 된 딸의 가슴 아픈 사연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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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38세가 된 여성 A 씨는 무관심하고 폭력적인 아버지의 밑에서 자라왔다.


이를 견디다 못한 A 씨의 어머니는 A 씨가 3살이 되던 때에 결국 몰래 집을 나가며 행방이 묘연해졌다.


너무 어려 당시의 상황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었던 A 씨는 계속해서 아버지에게 어디 있는지, 왜 떠났는지를 물어봤다.


그러나 그때마다 A 씨에게 돌아오는 것은 잔인한 회초리질과 폭언뿐이었다.


할머니 또한 조금이라도 A 씨에게 잘못이 보인다면 "역시 그 여자의 핏줄이야"라는 말을 서슴지 않았다.


힘든 순간 어머니의 품이 더욱 그리워진 A 씨는 잘 떠오르지 않는 어머니의 얼굴을 상상이라도 해가며 기억하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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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을 하게 된 A 씨는 점점 가족들과 연락을 끊으며 과거의 상처를 서서히 지워갔다.


그런데 지난 2010년, A 씨는 아버지로부터 한 통의 연락을 받게 됐다.


바로 "어머니를 만나게 해주겠다"는 전화였다. A 씨는 서둘러 약속 장소인 오사카 니시나리의 한 오래된 아파트로 발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A 씨는 그곳에서 어머니의 얼굴을 볼 수 없었다. 정확히 말하면 어머니의 온기를 느낄 수 없었다.


이곳 아파트에서 가난하고 외로운 생활을 이어가던 어머니는 세상을 떠났으며, 며칠 전에야 시신이 수습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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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어머니는 결혼해서도 외도를 반복하고, 내 돈을 훔치고는 젊은 남자와 가출했다"


여전히 모진 말을 내뱉는 아버지를 뒤로한 채 A 씨는 어머니가 살아왔던 발자취들을 하나하나 둘러보기 시작했다.


휑한 집 안의 분위기 속에서 A 씨의 눈에는 문득 서랍 하나가 들어왔다.


서랍을 열어본 A 씨는 곧 '자신'의 명의로 된 통장이 있음을 발견하고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통장 안에 들어있던 돈은 3,000엔(한화 약 3만 원). 이 외에도 서랍 안에는 A 씨의 사진과 그가 어릴 적 사용했다는 사과 무늬 턱받이가 고스란히 놓여있었다.


가끔은 자신을 버린 어머니를 '최악의 어머니'라며 원망했던 A 씨. 그제야 통장에 담긴 어머니의 진심을 깨닫고는 그저 눈물을 쏟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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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사연을 전한 A 씨는 이어 한결 후련해진 심정을 다음과 같이 전했다.


"당시 통장을 보고 미약하게 등을 떠는 아버지를 보면서, 역시 본심으로는 어머니를 미워하지 못했다는 걸 알았습니다"


"생각해보면 아버지는 지금도 독신을 고수하고 계시지요. 혹시 엄마가 마지막으로 저와 아버지를 화해시키고 싶었던 것은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렇게 생각하니 아버지에 대한 오랜 앙금도 조금은 풀어진 것 같습니다. 저를 항상 생각해주시던 어머니,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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