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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입국장 면세점' 도입 확정에 국내 항공사들 짜증 폭발한 이유

인천국제공항에 '입국장 면세점'이 들어선다.

인사이트뉴스1


[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인천국제공항에 '입국장 면세점'이 들어선다.


면세점 업계의 숙원이었던 입국장 면세점이 허용되면서 여행객과 중견·중소 면세점은 반색하고 있다.


여행객의 경우 출국할 때 구매한 면세품을 입국할 때까지 갖고 있는 불편함이 해소되고, 중견·중소 면세점의 경우 '꿈의 장소'였던 인천국제공항에 입점할 수 있는 기회를 얻기 때문이다.


여행객과 중견·중소 면세점은 반색…국내 항공사들은 시큰둥


하지만 기내 면세점을 통해 쏠쏠한 재미를 봤던 국내 항공사들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입국장 면세점이 도입되면 자신들의 매출이 줄어들 것이 분명하기 때문.


이런 이유로 현재 업계 관계자들은 입국장 면세점 도입이 국내 항공 업계와 면세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인사이트사진 = 고대현 기자 daehyun@


정부는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제6차 혁신성장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입국장 면세점 도입 방안'을 확정·발표했다.


입국장 면세점은 전 세계 73개국, 149개 공항이 운영 중이다. 가까운 중국 베이징국제공항과 일본 도쿄나리타국제공항은 이미 입국장 면세점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15년 만에 논란 종지부…전 세계 149개 공항이 입국장 면세점 운영 중


인천국제공항도 지난 2003년부터 여섯 차례에 걸쳐 입국장 면세점 도입을 추진했지만 기획재정부, 관세청, 항공사 등 유관 기관들의 반대로 성사되지 못했다.


하지만 해외여행을 즐기는 여행객이 늘어나고, 여행객이 늘어남에 따라 입국장 면세점의 불편함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정부는 '입국장 면세점'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인사이트뉴스1


도입 방안에 따르면 정부는 관세법 등을 개정해 내년 6월까지 입국장 면세점을 인천국제공항에 설치, 6개월 동안의 시범 운영·평가 기간을 거친다. 사업 구역은 전문 기관 연구 용역과 관계 부처 협의를 거쳐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입국장 면세점은 시범 운영 및 평가 후 김포, 대구 등 전국 주요 국제공항으로 확대를 추진한다.


1인당 총 판매 한도는 현행 600 달러를 유지…담배, 검역 대상 품목 판매는 제한


1인당 총 판매 한도는 현행 600 달러를 유지되지만 담배와 과일·축산가공품 등 검역 대상 품목 판매는 제한될 계획이다.


운영 업체는 중견·중소 면세점에 한정해 제한 경쟁 입찰을 추진하며, 임대 수익은 저소득층 지원 등 공익 목적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입국장 면세점 도입으로 인한 편익이 중견·중소 면세점과 사회에 돌아가기 하기 위해서다.


인사이트사진 = 고대현 기자 daehyun@


물론 입국장 면세점 도입에 따른 우려도 있다. 바로 입국 여행객에 대한 추적 감시와 세관·검역 통제 기능 약화 가능성이다.


이 같은 우려에 정부는 입국장 면세점 내에 CCTV 설치 및 순찰감시를 통한 입체 감시를 강화하기로 했다. 또 입국장 면세점 이용자를 대상으로 별도 통로를 지정·운영하고 이곳에서 세관·검역 합동 단속을 통해 효율성을 높이기로 했다.


검역 탐지견 추가 배치 및 검역 정보 안내 등을 통한 검역도 강화한다. 동·식물 검역 관련 상습 위반자 정보 사전 수집·활용 등으로 검역 기능을 보완할 예정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해외 소비를 국내로 전환하고 공항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취지에서 입국장 면세점을 허용하기로 했다"면서 "입국장 면세점은 여행객에게는 편의를, 중견·중소 면세점에는 기회를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정부는 입국장 면세점 도입이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항공 업계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입국장 면세점이 생기면 자신들의 매출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인사이트뉴스1


국내 항공사 기내 면세점 매출 하락 불가피…"인천국제공항 경쟁력 악화 우려된다"


실제로 국내 항공사들은 그간 입국장 면세점과 비슷한 기능을 하는 기내 면세점을 통해 상당한 매출을 올렸다.


대한항공이 지난해 기내 면세점 사업으로 거둔 매출은 1,699억원, 아시아나항공은 964억원으로 나타났다. 제주항공과 진에어 등 저가항공사(LCC)를 포함하면 기내 면세점 매출은 3,161억원에 달한다.


항공 업계 관계자는 "입국장 면세점이 도입되면 국내 항공사들의 기내 면세점 매출은 줄어드는 게 당연하다"며 "또한 도착 후 면세품 구매 수요 증가와 세관 검사 절차 강화로 수하물 회수를 비롯한 입국 절차에 두 배 이상의 시간이 소요돼 인천국제공항의 경쟁력 악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입국장 면세점보다 인도장을 늘리고 금액 한도를 늘리는 것이 더 시급한 방안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면세품 구매 한도는 1인당 600 달러로, 그 이상을 구매하려면 세금을 내야 한다. 일본은 1,800 달러, 중국은 1,165달러인데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