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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학교가 혐오시설이냐" 특수학교 설립 조건으로 '한방병원' 세워주는 조희연 교육감

1년간 서진학교 설립에 골머리를 앓던 조희연 교육감은 지난 4일 최종안을 내놨지만 비판을 면치 못했다.

인사이트Youtube 'NocutV'


한방병원과 장애인 특수학교 설립을 두고 결국 무릎 꿇은 엄마들'무릎호소' 1년 후 사건 재논란


[인사이트] 장형인 기자 = 1년 전 엄마들이 무릎을 꿇었다.


"제발 우리 아이들이 다닐 수 있는 학교를 짓게 해달라"며 엄마들은 한맺힌 절규를 쏟아냈었다.


지난해 9월 사람들의 마음 한쪽을 아리게 만들었던 강서구 장애인 특수학교 설립 논란으로 벌어졌던 사건이다.


장애아동을 위한 서진학교 설립에 찬성해 달라는 장애인 학부모들과 숙원사업이라는 한방병원을 지어달라는 일부 주민들의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한방병원을 지어 "우리도 한 번 잘 살아 보자"는 강서구 일부 주민들에게 장애인 학부모들은 죄인일 수밖에 없었다. 그럼 1년 후 이 사건은 어떻게 됐을까?


1년간 서진학교 설립에 골머리를 앓던 조희연 교육감은 지난 4일 최종안을 내놨다.


조 교육감은 서울 강서구을 지역구인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강서특수학교 설립반대 비상대책위원회와 함께 예정대로 특수학교를 설립하는 대신 한방병원 건립을 약속했다.


조 교육감은 이번 합의에 따라 인근 학교를 통폐합할 때 그 부지를 한방병원 건립용으로 내주는데 협조한다고 밝혔다.


장애인 학부모들만 쏙 빠진 서진학교 합의문 "대가성 합의" 논란


인사이트뉴스1


해당 합의에 대해 김성태 원내대표는 "서로 타협하고 상생하는 선례"라고 말했으나 현재까지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와 서울특수학교학부모협의회 등은 "특수학교가 기피시설이 아닌데도 '대가성 합의'로 기피시설인 듯한 인식을 강하게 심어줬다"며 "특수학교 설립에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나쁜 선례를 남겼다"고 비판했다.


이미 설립이 결정된 서초구 나래학교, 중랑구 동진학교에도 퍼주기 행사가 재연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논란은 이뿐만이 아니다. 이번 합의는 행정적·법적으로도 불필요한 합의였다는 지적이다.


학교 설립은 애초 교육감의 권한이다. 지역주민이나 지역구 국회의원의 동의를 구할 필요가 없다.


주민들의 불필요한 갈등을 없애고자 한 노력이었으나 상황은 마치 조 교육감이 지역 주민과 국회의원에게 특수학교 설립 계획을 결재받는 꼴이 됐다.


특수교육 받아야 하는 학생들 7년간 8천 명 늘어나교육 받은 학생 수는 고작 1천 명


인사이트뉴스1


해당 사건은 지난 2015년 최초 시작됐다. 당시 서울시 교육청은 강서구의 옛 공진초등학교 부지에 특수학교를 짓겠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지난 2016년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강서 을 후보로 출마한 당시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은 같은 부지에 국립 한방병원을 세우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이 공약으로 김성태 의원은 당선까지 됐고, 특수학교 설립을 반대하는 목소리는 점점 커졌다.


사실 특수학교 설립을 반대하는 강서구 주민들이 특별히 유별난 게 아니다. 특수 학교 설립은 서울 전역에서 환영받지 못했다.


지난 15년간 설립된 특수학교는 지난 2002년 종로구에 경운학교 개교 이래 단 한곳도 없었다.


인사이트Youtube 'NocutV'


이유는 역시 땅값 때문이었다. 특수학교가 들어서면 폭락한다는 확증되지 않은 일종의 미신이 주민들의 불안심리를 자극했다.


땅값에 대한 불안감은 결국 장애아동들의 교육권마저도 빼앗는 상황이다.


교육부의 2018 특수교육 통계에 따르면 특수 교육이 필요한 학생들은 7년 동안 8천명 가까이 늘었다.


반면에 같은 기간 특수학교에서 교육 받는 학생들은 1천 명 정도만 증가했다.


땅값이 내려갈까 전전긍긍하는 어른들 때문에 장애 아동들의 제대로된 교육 기회마저도 박탈되는 현실이다.


 조희연 교육감, 서진학교 합의문 논란 사태 재연하지 말아야


인사이트뉴스1


현재 서진학교는 내년 완공을 목표로 9월 공사를 시작한 상태다.


17년 만에 서울에 새로 들어서는 특수학교인 만큼 장애인 학부모들의 기대감이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미 장애인 학부모들은 1년 전 무릎 호소에 이어 또다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조 교육감과 김성태 원내대표의 '합의문'은 또다시 부모들에게 생채기를 남겼다.


"애들 공부만 시켜달라"고 호소하던 학부모들만 쏙 빠진 합의문에서 조 교육감과 김성태 원내대표는 장애인 특수학교를 기피시설로 인정한 셈이었다. 


조 교육감은 앞으로 남은 서초구와 중랑구 특수학교 설립에 똑같은 '합의문'을 보여주는 오명을 남기질 않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