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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소비자만 '호갱' 취급하다 LG에게 고객 다 뺏긴 다이슨 근황

'혁신'을 앞세워 가전제품 시장을 선도하던 다이슨이 한국 소비자만 차별하고 있다는 잇따른 논란으로 소비자들이 등을 돌리고 있다.

인사이트고객을 호갱 취급했던 다이슨이 최근 한국시장에서 외면 받고 있다. / (좌) Facebook 'Dyson Korea', (우) 사진 제공 = 다이슨


 다이슨, 한국 진출과 동시에 시장 점유율 1위 승승장구


[인사이트] 김지혜 기자 = 무선형 스틱청소기를 앞세워 한국까지 상륙한 다이슨은 진출과 동시에 단숨에 시장 점유율 90%를 넘겼다. 


독보적인 흡입력부터 무선이라는 강점, 보기 좋은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다이슨이 이뤄낸 가전 제품 '혁신'에 한국 소비자들은 환호했다.


그런데 사랑만 받던 다이슨은 최근 LG전자에게 고객 대다수를 빼앗기며 어느 순간부터인지 한국 시장에서 위상이 줄어들었다.


한때 가전업계의 '명품'으로 이름을 날렸던 다이슨이 소비자들에게 외면을 당하게 된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인사이트콧대만 높았던 다이슨은 한국 시장에서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다. / 사진 제공 = 다이슨


국내 소비자 차별에 소모품 가격 기습 인상까지…잇따른 논란


서막은 다이슨이 한국에서만 비싼 값에 제품을 판매하며 한국인을 '호갱' 취급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에서 시작됐다. 


한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청소기 먼지통 용량이 타 국가에서 출시된 동일 제품보다 작은데도 가격은 최소 10만원 이상 비싸다는 사실이 알려졌던 것.


먼지통 용량이 작은 제품을 판매하면서도 가격은 오히려 더 비싸게 받고 있는 사실이 드러나 비난 여론이 쇄도했다.


대표 제품인 청소기 뿐만 아니라 공기 청정기 등 다른 제품 역시 가격에 차이가 나기는 마찬가지였다.


인사이트다이슨 대표이사 제임스 다이슨 / gettyimagesKorea 


형편 없는 A/S와 비싼 부품 가격에 바가지 논란


이에 대한 제대로 된 해명을 내놓기도 전에 다이슨은 A/S시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하는 청소기 소모품의 가격을 기습적으로 인상하면서 또다시 소비자들의 반감을 샀다. 


느린 부품 입고와 긴 대기시간으로 원성이 높았던 A/S는 이미 고객들 사이에서 악명이 높았다.


수차례 지적을 받았지만 다이슨은 "나라마다 유통 비용은 다르게 발생한다"며 "이는 모든 시장 여건 등이 반영된 가격이고 가격의 인상은 증가하는 수요 등에 발맞추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성의 없는 답변만 되풀이 했다.


쉽게 말해 '한국에서 잘 팔리고 있으니 너희들이 불편을 감수하는 게 옳다'는 고압적인 자세였던 셈이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다이슨


한국인만 '호갱' 취급하는 '배짱영업'


왜 유독 한국에서만 이 같은 논란이 연달아 발생하는 것일까.


다이슨은 지난 2015년 "한국 시장은 185% 이상 성장하며 2년 연속 다이슨 국가별 매출 톱 10에 진입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국에서 선전하던 다이슨의 매출액은 계속해서 증가해 지난 2017년에는 글로벌 매출 5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서의 지배적인 시장 점유율에 지나치게 자신감을 얻었던 것인지 다이슨은 가격 차별에 무책임한 사후 서비스 등 오만한 영업 행태를 고수하고 있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다이슨


"다이슨 덕후였지만 이제는 절대 사지 않는다"


결국 소비자를 이길 수 있는 기업은 없다고 했던가. 잇따른 논란들로 기존에 다이슨에 열광하던 다수 소비자들마저 결국 등을 돌리게 됐다.


높은 시장 점유율을 발판 삼아 소비자들에게 비용 부담을 전가해왔다는 사실에 한국 소비자들이 더 이상 다이슨을 이용하지 않기 시작한 것.  


뛰어난 기술력을 갖춰 그만한 값을 충분히 하는 제품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프리미엄 전략도 좋지만 국내 소비자는 절대 바보가 아니다.


처음엔 '혁신'이었더라도 그것이 언제까지나 시장을 선도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인사이트Facebook 'Dyson Korea'


우수한 서비스와 소비자 친화적 국내 기업에 시장 빼앗겨


시간이 갈수록 가전 업계의 무선 경쟁은 점점 치열해졌다.


다이슨이 한국 소비자들을 '호갱' 취급하고 있는 가운데, LG전자는 다이슨 청소기 성능에 버금가는 핸드스틱형 청소기 '코드제로 A9'를 내놓았다. 


LG전자는 우수한 서비스와 고객 친화적인 경영을 앞세워 다이슨이 지배하고 있던 시장을 비집고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다이슨의 '짝퉁' 버전이긴 하지만 싼 가격을 경쟁력으로 내세우는 '차이슨'까지 청소기 경쟁에 가세했다. 


이후 다이슨 청소기는 LG전자, 삼성전자를 비롯한 타 브랜드에 계속해서 자리를 내어주더니 최근에는 시장 점유율이 가격비교 사이트 에누리 조사 결과 40%까지 떨어지게 됐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LG전자


LG와 삼성에 시장 내준 다이슨···고객들 "소비자 호갱 취급한 자업자득"


처음 센세이션을 몰고 왔던 다이슨 입장에서야 안타까울 일이지만 소비자 기만을 일삼으며 고객을 '호갱' 취급 하는 기업에 소비자들이 충성을 보일 필요는 없다. 


특히 한국은 국내기업인 삼성이나 LG 등 쟁쟁한 가전제품 '거인'들이 버티고 있어 소비자들은 더욱 눈을 돌리기 쉽다.


"소비자는 호갱 아니다. 지금이라도 다이슨은 정신 차려야"


비슷한 가격에 비슷한 성능이라면 소비자들은 이유를 알 수도 없이 차별적이고 불합리한 가격을 책정하는 기업을 택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것은 소비자의 당연한 권리이기 때문이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다이슨은 선수를 빼앗겨 오히려 뒤를 이어 출시된 제품들의 뒤꽁무니만 쫓아가는 상황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남아있는 고객이라도 유지하기 위해서 다이슨이 할 수 있는 일은 한국 소비자를 '호갱' 취급하는 일을 멈추고 지금이라도 고객 친화적인 경영을 해나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