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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닐로 된 단칸방서 지적장애 엄마와 '헌옷수거함 옷' 입으며 사는 시아·현아 자매

사회와 고립된 채 비닐로 된 단칸방에서 여름을 나고 있는 세 모녀의 사연이 전해졌다.

인사이트

사진 제공 = 초록우산어린이재단(박지만 사진작가 재능기부)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학교 사물함에나 꽂을 법한 자물쇠, 손으로 툭 치면 금방이라도 찢어질 것 같은 비닐.


고시원보다도 이 작은 단칸방 안에 지적 장애를 가진 엄마와 4살, 2살 난 어린 두 아이가 살고 있다.


23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폭염 속에서 홑겹 비닐 한 장으로 더위를 나고 있는 시아네 사연을 전했다.


올해 4살이 된 시아는 빛 한 줌 들어오지 않아 여기저기 곰팡이가 설어있는 좁은 공간에서 엄마와 여동생과 살고 있다.


2살 된 동생 현아는 이제 막 옹알이를 시작했지만 말이 어눌한 엄마는 잘 대답해주지 못한다.


그저 어둡고 습한 집에서 언니와 함께 인형을 끼고 놀며 동네를 구경하는 것이 현아가 보는 세상의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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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사진 제공 = 초록우산어린이재단(박지만 사진작가 재능기부)


시아, 현아 자매가 살고 있는 집은 한눈에 봐도 열악하다.


제대로 된 문도 하나 없이 집밖에 설치된 재래식 화장실은 아이들에게 언제나 위험한 장소다.


어두운 밤 발이라도 잘못 헛디디면 변기에 빠질 수 있다.


비닐문 하나에 작은 자물쇠를 다는 것이 집과 밖을 구분하는 전부다. 현관도 턱이 높아 4살 시아는 물론 2살 현아도 기어서 내려오곤 한다.


바깥에 있는 주방에선 취사가 어려워 아이들은 종종 맨밥만 먹는다. 세수를 할 수 있는 세면 공간과 샤워기도 바깥에 달려 있다.


영하로 떨어지는 엄동설한에도 세 모녀는 이곳에서 추위에 벌벌 떨며 씻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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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사진 제공 = 초록우산어린이재단(박지만 사진작가 재능기부)


형편이 어려운 엄마는 '헌옷수거함'에서 옷을 가져와 아이들에게 입힌다. 시아와 현아는 몸에 딱 맞는 새 옷을 입어본 기억이 없다.


누군가의 손때가 묻은 옷으로 사계절을 난다. 엄마는 미안한 마음에 수거함에서 최대한 깨끗하고 예쁜 옷을 주워온다.


사과머리를 한 동생 현아가 해맑은 미소를 짓는 것도 모두 엄마의 사랑 덕분이다.


파킨슨병을 앓는 외할아버지와 지적 장애가 의심되는 외할머니가 세 모녀 곁에 살며 마을 사람들의 논밭 일을 도와 생계를 보탠다.


영양가 있는 식사조차 허락되지 않은 세 모녀에게 발달 검사와 치료는 사치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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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사진 제공 = 초록우산어린이재단(박지만 사진작가 재능기부)


호된 겨울바람은 비닐문에 의지해 어찌어찌 버텨냈지만 연일 이어지는 찜통 더위는 엄마에게도 아이들에게도 힘들기만 하다.


혹시나 아이들이 쓰러지지 않을지 엄마는 노심초사하며 하루하루를 지내고 있다.


아이들이 건강하기만 하다면 아무것도 바랄 게 없다는 엄마. 세 모녀가 조금 더 깨끗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지내려면 많은 이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이에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후원을 통해 세 모녀가 비위생적인 주거 환경에서 벗어나고 아이들이 또래와 비슷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발달 검사와 치료비를 지원하려 한다.


또 작은 손길로 모아진 후원금은 세 모녀가 자립이 가능할 때까지 식비 등에도 지원될 예정이다.


사회와 고립돼 살아가고 있는 단칸방 세 모녀에게 희망찬 앞날을 선물하고 싶다면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홈페이지(☞바로가기)를 통해 지원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