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 16℃ 서울
  • 8 8℃ 인천
  • 16 16℃ 춘천
  • 15 15℃ 강릉
  • 16 16℃ 수원
  • 13 13℃ 청주
  • 13 13℃ 대전
  • 11 11℃ 전주
  • 13 13℃ 광주
  • 16 16℃ 대구
  • 18 18℃ 부산
  • 16 16℃ 제주

혈액 검사도 제대로 못 한다는 '200년 전 수준' 군 병원 실태

장비가 없어 혈액 검사를 못하고 환자 수십 명을 병실 한 곳에 몰아넣는 등 최악의 의료 실태에 '19세기 말 병실이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인사이트SBS '8시 뉴스'


[인사이트] 이경은 기자 = 장비가 없어 혈액 검사를 못하고 환자 수십 명을 병실 한 곳에 몰아넣는 등 군 병원의 의료 실태가 최악인 것으로 드러났다.


21세기라면 당연히 기대할 수 있는 의료장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탓에 '나이팅게일의 시대, 19세기 말 병실이냐'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5일 SBS '8시 뉴스'는 군대에서도 특히 더 열악한 전방 부대의 실태에 대해 다루며 복무를 하다 팔을 다쳐 접합 수술을 받았지만 통증이 계속됐던 군 의료 피해 장병의 사연을 공개했다.


장병의 아버지 황수찬 씨는 "수술 후 통증이 계속됐고 이를 호소하자 군의관이 수술이 잘됐는지 보겠다며 팔을 비틀었다. 그때 더 악화된 것 같다"고 토로했다.


계속된 통증에도 수술한 지 80여 일이 지난 후에야 군의관이 재수술을 하자고 했고 분통이 터진 황씨는 더 이상 군 병원에 아들을 맡길 수 없어 민간 병원에서 두 차례 재수술을 받게 했다고 전했다.


인사이트


인사이트

인사이트SBS '8시 뉴스'


그는 "(민간 병원에서) 바로 재수술을 해서 원상복귀를 했어야 했는데 너무 상처가 악화됐다. 왜 이렇게 기간을 방치했냐"는 말을 들었다며 분노했다.


군 의료 문제점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간호 인력이 부족해 모든 환자들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환자 수십 명을 한 곳에 모아놓는 구조를 취하고 있던 것.


이는 지금으로부터 160년 전 전쟁 때였던 '나이팅게일 시대'에 쓰이던 병실의 형태로 감염에 매우 취약한 구조라는 지적이다.


군 복무 중 뇌출혈 증상을 보였으나 '감기약'만 처방 받다가 사망한 홍정기 일병 사건 역시 군대 의료 실태가 엉망인 탓에 벌어진 일이라고 SBS '8시 뉴스'는 전했다.


당시 홍 일병의 병세를 오판했던 군의관조차 혈액검사를 했으면 뇌출혈 증상을 찾아낼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지만 현재 소규모 전방 부대엔 혈액검사 기구조차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이트


인사이트SBS '8시 뉴스'


이처럼 장비가 아예 없는 탓에 눈으로 보고 진단해 약을 처방하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다고 당시 홍 일병을 진료했던 군의관은 SBS '8시 뉴스'를 통해 털어놨다.


또 사단급의 큰 규모 전방 부대엔 검사 기구는 있지만 검사할 인력이 마땅치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상황에 민간 의료 체계와 협조 체계를 구축하는 게 대안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렇게 되면 후방 군 병원에서는 불법 의료행위를 크게 줄일 수 있고 전방의 의료 수준도 개선될 것이란 주장이다.


그러나 이 문제는 국군의무사령부 체제 개편이라는 현안과 맞물려 있는 만큼 논의가 잘 진전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