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친구 살리려 구명조끼 벗어주고 물속에서 숨진 채 발견된 남성
30년 친구 살리려 구명조끼 벗어주고 물속에서 숨진 채 발견된 남성
2018.04.09 18:56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전현영 기자 = 오랜 친구에게 자신의 구명조끼를 벗어주고 맨몸으로 헤엄쳐 나오다 숨진 남성의 사연이 전해져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9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6일 오후 12시 30분께 '30년 지기' 김모(39) 씨와 위모(38) 씨는 전라남도 고흥군 포두면 해창만 간척지 호수의 대여점에서 보트와 구명조끼를 빌려 낚시에 나섰다.


낚시를 하던 오후 2시쯤 갑작스레 나빠진 날씨에 두 사람은 배를 돌리려고 했다. 하지만 돌풍이 몰아치면서 낚싯배에 물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보트가 침몰당할 지경에 다다르자 김씨는 위씨에게 물로 뛰어들라고 외쳤다. 


두 사람에게는 구명조끼가 있었지만, 먼저 물에 뛰어든 위씨의 조끼가 부풀려지지 않았다.


위씨가 허우적거리자 배에 있던 김씨는 자신의 조끼를 위씨에게 던져줬다.


자신은 수영하면 된다며 김씨가 선뜻 구명조끼를 내어주고 물로 뛰어든 순간, 거센 파도가 두 사람을 덮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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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가 위씨에게 구명조끼를 건네주면서 두 사람의 운명은 엇갈렸다.


위씨는 김씨가 건네준 조끼를 붙잡고 바람에 밀려 육지에 도착해 생존했지만, 김씨는 실종 하루가 지난 7일 사고 지점에 50m 떨어진 물속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김씨와 위씨는 초·중·고등학교 시절을 함께 보낸 친구로 10년째 함께 낚시를 해오고 있다고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위씨는 "나를 살리고 친구가 떠났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너무 아프다"며 슬픔을 감추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생사가 오가는 위기 상황에서 친구를 위해 구명조끼를 내어 준 김씨의 뜨거운 우정과 비통한 사연이 많은 이들에게 울림을 주고 있다.


한편 사고가 난 배에 대해 경찰은 "배는 내수면 어업에 통상 사용되는 보트로 안전 기준이 따로 없으며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압수한 조끼에 대해서만 불량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경찰은 허가 없이 보트 대여점을 운영한 혐의로 사고 보트 대여점 업주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전현영 기자 hyeonyoung@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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