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간범'으로 지목된 남성이 옷을 벗자 곧바로 '무죄'가 선고됐다
'강간범'으로 지목된 남성이 옷을 벗자 곧바로 '무죄'가 선고됐다
2018.03.20 19:08

인사이트UN Women


[인사이트] 황비 기자 = 강간범으로 지목된 남성이 어쩔 수 없다는 듯 옷을 벗어던지자 일순간 적막이 흘렀다. 10년 간 남자로 알았던 그가 '여자'였기 때문이다.


최근 영국 BBC는 10년간 남성으로 살아온 한 여성이 자신의 진짜 정체를 밝혀야 했던 황당하고도 안타까운 사연을 전했다.


탄자니아에 사는 여성 필리 후세인(Pili Hussein)은 어린 시절 6명의 부인을 가진 아버지와 38명의 형제자매가 있는 북적거리는 가정에서 자랐다.


워낙 아이가 많았던 탓에 필리는 세심한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자랐다.


필리가 집에서 하는 것이라곤 그저 키우는 가축들을 돌보는 일이었고 필리는 그런 삶이 지루하다고 생각했다.


인사이트UN Women 


폭력적인 성향을 가진 남편과 결혼한 후 필리는 지옥 같은 삶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삶을 개척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결국 필리는 남편에게서 도망쳤고 살기 위해 일을 찾았다. 그런 그의 눈을 사로잡은 것은 킬리만자로의 산기슭에 있는 한 광산이었다.


하지만 광산에서 너무나 일하고 싶었던 필리의 발목을 붙잡은 건 바로 그의 '성별'이었다. 여성은 광산에서 일할 수 없었다.


고민 끝에 필리는 남자로 위장해 광산에 취업했다. 거친 말투를 쓰고, 가슴을 숨겼다. 험상궂은 표정으로 누구보다 강인한 척을 했다.


그렇게 필리는 광산에 완벽하게 적응했고, '후세인 삼촌'으로 불리며 광산을 장악했다.


인사이트Facebook 'Luís Carlos Matos'


시간이 흐르고 필리는 굵직한 보석들을 발견하며 성공한 광부로 자리 잡았다.


그렇게 '남성'으로 가장하고 승승장구하던 그에게 위기가 찾아온 것은 그가 난데없이 '성폭행 가해자'로 지목받으면서였다.


마을 소녀의 성폭행 사건에 용의자가 된 그는 자신의 무죄를 증명해야 했다.


고심 끝에 필리는 자신이 '여자'라는 사실을 고백했다. 여기서 또다시 문제가 생겼다. 누구도 필리가 여자라는 사실을 믿지 않았던 것이다.


함께 일하던 광부들은 "그가 여자일 리 없다"고 거세게 반발했다.


인사이트GettyimagesKorea


결국 필리는 경찰서에서 신체검사를 받기에 이르렀고, 다행히 신체검사로 여자임이 증명돼 '무죄'로 풀려났다.


이후 그는 본래 여성으로의 삶을 되찾기로 했다. 사랑하는 남성을 만나 남편으로 맞고, 아이도 낳았다.


필리는 "남성인 척 위장하고 사는 게 힘들긴 했지만 그 고난이 나를 단단하게 만들었다"며 지난 일을 회상했다.


또 "여성임을 숨기고 살아야 했던 나와는 달리 내 딸은 여성으로서 당당히 교육을 받고 일자리를 찾을 것이다"고 말했다.


현재 필리는 70여 명의 직원이 있는 광산 회사의 CE0로 성공적인 삶을 이어가고 있다.


황비 기자 bee@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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