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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지붕 '에베레스트'에는 여전히 내려오지 못한 시신들이 가득하다

험준하기로 유명한 에베레스트에서도 '죽음의 구간'이라고 불리는 곳은 가히 공동묘지를 방불케 할 정도다.

인사이트Gettyimageskorea


[인사이트] 김보영 기자 = 지난 1953년 영국원정대인 에드먼드 힐러리(Edmund Hillary)와 셰르파인 텐징 노르가이(Tenzing Norgay)가 에베레스트 첫 등정에 성공했다.


이후 해발 8,848m의 이 산을 정복하기 위해 지금까지 약 4,000명이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그중 260여 명은 영원히 산에서 내려오지 못했다.


그렇게 악명 높은 에베레스트에서도 특히 '죽음의 구역(Death Zone)'이라 불리는 구간이 있다.


바로 해발 약 8,000m부터 정상에 이르는 구간이다. 얼핏 짧게 느껴질 수 있으나 에베레스트는 평지와 차원이 다르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일단 고지에서 산소량은 평지의 3분의 1이다. 그곳에 있는 느낌을 산악인들은 "피가 탁해진다"고 표현한다.


인사이트Wikimedia Commons


혈중 산소포화도가 떨어져 피가 진득해지는 기분이 든다는 말이다.


정상 부근에서 산소포화도는 대략 60%로 떨어진다. 이는 서 있기만 해도 목숨이 위태로울 정도다.


날씨 또한 예측 불가이며 자칫 하산 시간이라도 어기면 목숨을 보장받기 힘들다.


이러한 악조건 탓에 에베레스트에는 등정 중 목숨을 잃은 사람들의 시신이 여기저기 널려 있다.


특정 높이 이상으로 가면 시신을 수습하는데에도 큰 비용과 노력이 필요하며 이 과정에서 2차 피해가 발생해 또 다른 생명이 위협받을 수 있다. 


인사이트The Post Mortem Post


심지어 몇몇 시신들은 에베레스트를 등정하는 사람들에게 '이정표'가 된다.


특히 죽음의 구역 근처 '초록 부츠(Green Boots)' 시신은 등반가들에게 유명하다. 시신이 등반을 위해 반드시 지나쳐야 하는 지점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한 등반가는 "초록 부츠가 있는 구역에서 쉬어주면 좋다는 말을 들었다"며 "일종의 표식 같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인사하는 사람', '피터 보드맨' 등의 시신이 등반가들 사이에서 이정표로 쓰이고 있다.


인사이트Gettyimageskorea


이처럼 150여 구에 달하는 시신이 모여있는 에베레스트는 '세상에서 가장 큰 공동묘지'라는 또 다른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등반 전문가는 "사람들은 '정상'을 포기하지 못해 죽음을 맞이하는 경우가 많다"며 "눈앞에 정상이 있다고 무작정 오르는 것은 좋지 않다. 시시각각 급변하는 상황에 유동적으로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렇듯 에베레스트에 굴복해 목숨을 빼앗긴 이들은 내려가는 일을 잊고 올라가는 과정에만 몰두하다 참변을 당하고 말았다.


산악인 엄홍길은 말했다. "산도, 인생도 내려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라고.


우리가 언제나 정상만을 바라보며 목숨을 걸 때, 어쩌면 더 중요한 것을 잊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하나뿐인 웨딩 사진 찍으려 목숨 걸고 '에베레스트' 오른 부부평범한 웨딩사진을 거부한 한 신혼부부가 험난한 에베레스트를 올라 웨딩 사진을 촬영한 사연을 소개한다.


김보영 기자 boyo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