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폐자재 시멘트에 섞기 시작한 때부터 한국에 '아토피'가 돌기 시작했다"

최근 일본의 수출 제재 조치로 환경부가 일본산 석탄재 검수 강화를 발표한 가운데, 폐자재가 섞인 국내 시멘트로 인해 아토피 환자가 증가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입력 2019-08-10 18:2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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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환경부의 일본산 석탄재 검수 강화 발표에 국내 시멘트 기업들은 난색을 보이고 있다.


일본산 석탄재 수입이 줄면 경영상 어려움이 닥칠 수 있다는 이유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일본산 폐자재를 국내 시멘트에 섞어 사용한 때부터 국내 아토피 환자가 급증했다는 주장에 다시 힘이 실리고 있다.


지난 2015년 환경운동가이자 생태교육가로 활동하고 있는 최병성 목사는 '대한민국 쓰레기 시멘트의 비밀'이란 책을 펴냈다. 


이 책에서 최 목사는 2001년 이후 19살 이상 인구의 아토피 유병률이 13배 이상 폭증했다고 주장한다. 


최병성 목사 / 뉴스1


최 목사의 주장에 따르면 지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시멘트 공장은 일본산 폐자재를 태우는 소각장이 됐다.


일본산 폐자재를 수입해 원료비와 연료비를 줄이고 이를 통해 경영난을 해소할 목적이었다. 


그때부터 시멘트에는 석회석을 포함해 폐타이어, 폐고무, 폐비닐, 폐유 등과 같은 각종 일본산 산업 폐기물이 함께 들어갔다.


이렇게 만들어진 시멘트에는 각종 중금속과 대표적 발암 물질인 6가크롬이 포함돼 있었다. 2014년 JTBC 보도에 따르면 6가크롬 함유량이 정부 기준치를 넘긴 시멘트도 있었다. 


일본산 폐자재를 섞어 만든 시멘트에는 6가크롬 외에도 납, 비소, 카드뮴 등이 상당량 함유돼 있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006년(당시 열린우리당) 한국양회공업협회의 연구용역 보고서를 바탕으로 발표한 내용을 보면 시멘트에 포함된 발암물질 6가크롬은 피부에 닿거나 몸에 쌓이면 아토피 등 피부질환을 일으킨다.


일본의 의사 오모리 다카시 쓴 책 '중금속 오염의 진실'은 우리 몸에 축적된 중금속은 아토피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일본산 폐자재를 국내 시멘트에 섞어 사용한 때부터 국내 아토피 환자가 급증했다는 최 목사의 주장에 신빙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 


gettyimagesBank


우리 몸에 유해한 일본산 폐자재를 섞어 만든 시멘트. 이 시멘트를 쓰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9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최 목사에 따르면 결국 이유는 '돈'이었다. 


최 목사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처리하지 못한 폐자재를 매립하는데 톤당 20만 원이 들지만 한국으로 보내면 단돈 5만 원이면 된다. 


한국의 시멘트 업체들도 돈을 받고 폐자재를 들여와 원료와 연료비를 줄일 수 있으니 일거양득이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렇게 생산된 시멘트 값 또한 싸다. 건설업체는 값싼 시멘트를 사용함으로써 비용을 줄이고 이익을 늘릴 수 있다. 


최 목사는 방송에서 "32평 아파트 요즘 최하 가격이 3억이죠? 그중 32평 아파트 총 시멘트 값이 얼마냐? 150만 원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를 제재할 수 있는 환경부의 관리 규정은 그동안 너무나 관대했다. 


최 목사는 "일본산 석탄재는 2002년 이후 우리나라가 전량 수입해 왔다. 여전히 (일본 석탄재 중) 97%는 우리가 쓴다"라며 일본산 산업 폐기물 수입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