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PD상 받은 '그알 PD'가 뻔한 수상소감 대신 한 말

SBS '제29회 한국 PD 대상 시상식'

[인사이트] 권길여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당일 오전 행적에 대해 알고 계신 제보자들의 연락을 기다립니다"

지난 24일 SBS를 통해 방송된 '제29회 한국 PD 대상 시상식'에서는 52개 방송국, 후보작 134편을 대상으로 수상이 이뤄졌다.

이날 가장 영예로운 '올해의 PD상'은 SBS의 시사교양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 팀이 수상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 이큰별 PD는 담담한 표정으로 무대에 올랐다. 하지만 '누구, 누구에게 감사하다'와 같은 뻔한 수상소감을 말하지 않았다.

SBS '제29회 한국 PD 대상 시상식'

이큰별 PD는 "기다리던 봄이 왔다. 돌이켜보면 지난 겨울은 참으로 혹독한 시간이었다"며 심상치 않게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지금 이 순간에도 이곳에 함께하지 못하고 현장에서 뛰고 있는 동료들이 있다"며 "1989년 전남 거문도에서 사망한 故 이내창 씨 죽음에 대해 알고 계신 분, 전경련과 국정원의 보수단체 지원 의혹에 대해 알고 계신 분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당일 오전 행적에 대해 알고 계신 제보자의 연락도 기다린다"며 "시간은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생각한다. 가려진 진실을 알아내기 위해서 뜨거운 열정과 무거운 책임감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주어 말하기도 했다.

SBS '제29회 한국 PD 대상 시상식'

이큰별 PD의 이 같은 발언은 세월호 인양 작업이 한창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 더욱 큰 여운을 남긴다.

현장에 있던 PD와 셀럽들은 영광의 순간에도 '진실 보도'에만 힘쓰는 이큰별 PD의 소신과 열정에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한편,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벌어진 지난해부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행적에 대한 제보를 받아왔다. 제작진은 이와 관련한 방송을 내보내는 등 진실을 파헤치기 위한 노력을 이어 오기도 했다.

SBS '제29회 한국 PD 대상 시상식'

권길여 기자 gilyeo@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