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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1년 365일 '반팔티'와 '반바지'만 입고 살아가는 이유

추운 한겨울에도 여름처럼 1년 365일 반팔티와 반바지만 입고 사는 아빠가 있다.

인사이트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


[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추운 한겨울에도 여름처럼 1년 365일 반팔티와 반바지만 입고 사는 아빠가 있다.


아빠의 소원은 단 하나. 교통사고로 식물인간이 된 둘째 딸이 다시 일어나 두 발로 걷는 것이다. 그래서 아빠는 오늘도 딸의 고통을 함께 나누기 위해 반팔을 입고 다닌다.


지난 2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2년 전인 2015년 1월 방송된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를 통해 소개된 '반팔맨' 윤석진 씨의 가슴 아픈 사연이 올라와 재조명받고 있다.


영하의 추운 날씨에도 매서운 겨울바람을 뚫고 매일같이 반팔티와 반바지 차림으로 운동한다는 윤석진 씨는 운동할 때 뿐만 아니라 평상시 일을 하거나 외출할 때도 1년 365일 반팔티와 반바지를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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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


실제 집안 옷장에는 그 흔한 긴팔 한장없이 반팔티와 반바지로 가득차 있었다. 심지어 긴팔을 세탁소에 맡겨 반팔로 만들 정도다. 도대체 그는 왜 이토록 추운 날씨에도 여름처럼 반팔 차림을 포기하지 않고 생활하는 것일까.


9년 전인 2008년 2월 한 차량이 교통 신호를 위반하면서 둘째 딸이 너무나도 어린 나이에 식물인간이 되는 사고를 당했다. 아빠 윤석진 씨는 당시 상황을 회상하며 "절망적이다"며 "(병원에서) 죽는다고 했으니까..."라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머리를 다치고 다리가 부러졌는데 말 그대로 식물인간 상태라고 그러더라"며 "절망 속에서 1년을 아무 생각없이 매일 기도만 하는 상태로 지냈다"고 말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만큼 한없이 예쁘기만 했던, 밝고 꿈이 많았던 15살 소녀 세언이는 그렇게 시간이 멈추고 말았다.


아빠 윤석진 씨는 "절망 속에서 1년을 아무 생각없이 매일 기도만 하는 상태로 지냈다"며 "괴로우니까 밤에 잠도 못 자고 담배도 하루에 4~5갑씩 피우면서 1년 후가 되니깐 건강이 극도로 악화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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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


하지만 딸과 가족을 위해서는 주저앉을 수 없었다. 윤석진 씨는 "어떻게해서든지 딸의 고통을 나눠야 되겠다는 생각 뿐이었다"며 "그래서 '추위를 이겨내보자'는 생각과 매일 세언이를 생각하면서 '제발 살려주세요 하느님', '일으켜주세요' 일념으로 왔다"고 토로했다.


1년 365일 아빠 윤석진 씨고 반팔티와 반바지만 입고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이 곁을 지켜주지 못한 둘째 딸에 대한 미안함과 아빠로서 나름대로의 최선을 다하기 위한 선택이었던 것이다.


병원 때문에 집에서 1시간 이상 걸리는 거리를 매일 왔다갔다하면서 교통사고로 식물인간된 둘째 딸이 다시 일어나 두 발로 걷는 날이 올 거라는 희망으로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가는 아빠.


소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아빠 윤석진 씨는 "우리 딸이 일어나서 걷는거다. 걷고 아빠를 알아보고 엄마랑 같이 여행다니고 얘기할 수 있는게 소원이다"며 "그때가 오면 기꺼이 긴소매를 입을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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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