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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막눈이었던 71세 할머니가 처음 한글 배우고 쓴 시(詩)

평생 글을 몰라 설움을 받으며 살아온 71세 할머니가 처음 한글을 깨치고 쓴 시 한 구절이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린다.

인사이트(좌)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우) 71세 정화봉 할머니의 자작시 '행복' / 연합뉴스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공부 못 배워 왔다고 구박했다 / 너무 서러웠다 / 지금은 내가 학교에 다니고 있어서 한이 없다"


까막눈으로 살아온 세월의 설움을 딛고 한글을 깨친 71세 정화봉 할머니의 자작시 '행복' 중 한 구절이다.


24일 오후 서초구 교육연수원에서는 '제6회 문해교육 초등·중학과정 학력인정 졸업식'이 열려 정 할머니 같은 만학도 733명이 졸업장을 받는다.


이날 졸업식에서 정 할머니는 자신이 쓴 시 '행복'을 사람들 앞에서 낭독할 예정이다.


평생 까막눈으로 살아왔다는 정 할머니는 처음 '행복'이라는 시를 쓰면서 그동안의 설움을 떠올리며 연신 눈물을 훔쳤다고 한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글을 모른다는 이유로 남편에게 갖은 구박을 받고, 셈을 잘하지 못해 도둑 취급을 당하기도 했던 지난 세월.


그런 정 할머니는 2014년 처음 푸른 어머니 학교에 들어와 누구보다 열심히 한글을 배웠고, 자신의 마음을 담은 '시'도 쓸 수 있게 됐다.


모든 소망을 이루고 지금은 행복하다는 정 할머니는 이제 '자서전'을 쓰며 인생 제2막을 시작한다.


한편 교육청은 2011년부터 저학력·비문해(문맹) 성인을 위한 문자해독교육 프로그램을 시작해 지금까지 2천353명의 졸업자를 배출했다.


올해는 초등과정 이수자 554명과 중학과정 이수자 179명이 졸업장을 받으며, 연령은 70대 42.2%, 60대 37.8% 등 50∼80대가 98.9%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