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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동창에게 1500만원 빌려주고 3년간 나눠받은 남성

고등학교 동창에게 1500만원을 빌려준 뒤 3년 동안 나눠서 받은 한 남성이 올린 글이 깊은 감동을 준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연합뉴스


[인사이트] 김나영 기자 = 고등학교 동창에게 1500만원을 빌려준 뒤 3년 동안 나눠서 받은 한 남성이 올린 글이 깊은 감동을 준다.


지난 20일 국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돈 천오백을 3년 동안 맡기고 사람을 얻었네요'라는 잔잔한 울림을 주는 사연이 올라왔다.


글을 올린 A씨는 3년 전 친구에게 현금 1500만원을 빌려준 일을 떠올리면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렇게 친하지 않았던 고등학교 동창이 갑자기 만나자는 연락을 한 것은 벌써 3년 전 일이었다.


A씨는 "뜬금 없이 연락을 해서 그 친구를 만나러 나갔는데 급하게 1500만원이 필요하다고 했다"며 "이야기를 듣고 바로 다음날 돈을 이체했다"고 회상했다.


그가 평소에 거절을 못하는 성격이거나 돈이 많아서 친구에게 '적선하듯' 돈을 빌려준 것은 절대 아니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연합뉴스


A씨가 돈을 빌려준 이유는 3가지 였는데 "친하지는 않았지만 어릴 적부터 봐온 그 친구는 어려운 가정에서 자랐어도 아주 성실하고 착한 친구였다. 게다가 그 표정이 무척 절박해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확히 돈이 얼마나 왜 필요한지, 나에게 오기 전 어떤 노력을 얼마나 했고 얼마가 더 필요한지, 그리고 어떻게 갚아나갈 것인지를 아주 상세하고 진정성 있게 말했다"고 덧붙였다.


그런 친구의 모습에서 돈을 빌려줘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다음날 계좌로 이체했다.


그 친구는 매달 20일을 전후로 돈을 보내왔는데 적게는 10만~20만원, 많게는 70만~80만원씩 보내왔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고 무려 3년이 지난 어느날 마지막 남은 원금 '80만원'이 입금됐다.


A씨는 "오늘 그 마지막 80만원이 입금됐습니다. 굉장한 장문의 메일과 함께. 메일에 이런 구절이 있었다"며 "친구는 메일에서 '이자는, 언제든 내 도움이 필요할 때 마음껏 가져가라'라고 적었다"고 전했다.


A씨는 "방금 3년만에 처음으로 제가 먼저 그 친구에게 연락을 했다"며 "막상 전화하니 좀 어색해서 일단, 주말 비워둬라 술한잔하자. 이말만 하고 끊었다"고 적었다.


적지 않은 돈을 놓고 두 친구가 서로 3년 동안 맺어온 깊은 우정을 접한 누리꾼들은 수백 건의 댓글을 달면서 "두 분 모두 너무 멋지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김나영 기자 nayo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