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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맹장염' 걸린 하사 수술실 없는 병원으로 이송…끝내 사망

철원 근무 A하사가 맹장염으로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길에서 우왕좌왕하다 끝내 숨지는 말도 안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인사이트] 정은혜 기자 = 맹장염에 걸린 A하사가 수술실도 없는 병원에 이송돼 길에서 우왕좌왕하다 끝내 숨지는 말도 안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30일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자신의 트위터에 "오늘 믿을 수 없이 처참한 사건을 공개하고자 한다"며 철원에서 근무 중이던 육군 A하사가 수술만 제때 받으면 별다른 문제 없이 나을 수 있는 '맹장염' 때문에 죽음에 이르고 만 일을 자세히 공개했다.


심 대표에 따르면 A하사는 지난 17일 자대 의무대에서 충수염(맹장염) 진단을 받고 국군 제1 병동으로 옮겨졌다.


하지만 제1 병동은 지난 12일부터 내부 공사 중이라 수술실이 폐쇄된 상태였다. 제1병원으로 옮기는 데만 걸린 시간은 40분. 이 시간 동안 수술을 할 수 있는지 여부도 제대로 확인되지 않은 셈이다.


그 사이 환부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됐다. 국군 제1 병동은 '천공성 충수염' 진단을 내렸고 이는 '즉시' 수술이 필요한 문제였지만 수술실을 이용할 수 없어 다시 수도통합병원으로 옮겨져 5시간 만에 수술을 받았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충수염 수술은 받았지만 A하사는 급성 폐렴에 걸리고 말았다. 또다시 분당서울대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던 중 장협착증이 발생해 결국 26일 '폐렴에 의한 패혈증'으로 숨지고 말았다.


초동 조치만 제대로 이뤄졌어도 별탈없이 넘어갈 수 있었던 병을 키우고 키워 끝내 사망에 이르게 된 것이다.


문제는 이 모든 과정에서 군 당국은 A하사의 가족에게 아무 연락을 취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가족은 A하사의 연락을 받고 나서야 이 일을 알게 됐다고 정의당은 설명했다.


60만명이 넘는 장병이 나라를 위해 목숨을 걸고 근무 중인 군 당국이 이처럼 어이없는 실수로 장병들의 생명과 안위를 앗아간다면 사람들은 무엇을 믿고 나라를 위해 청춘을 바칠 수 있을까.


정부 당국의 철저한 조사가 요구되는 사건이다.


정은혜 기자 eunhy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