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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소설 쓰는 김숨 "피해 할머니들에 대한 도리"

장영훈 기자 2016.01.27 22:57


 

소설가 김숨(42)이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다룬 장편소설 '한 명'을 다음 달부터 월간 현대문학에 연재한다.

 

김숨은 이상문학상을 비롯해 현대문학상, 대상문학상을 휩쓴 현재 가장 '잘 나가는' 소설가다. 한국 문단에서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다룬 소설은 윤정모 작가의 '에미 이름은 조센삐였다' 등이 있었다.

 

'한 명'은 우리나라에 생존한 위안부 피해 할머니가 한 명 남았다는 설정으로 시작한다. 주인공은 70여 년 전 열세살의 나이에 대구에서 만주로 끌려간 위안부 할머니다. 정부에 등록되지 않은 위안부 피해자인 할머니는 생존 할머니가 한 명 남았다는 소식을 뉴스로 전해듣고 심적 갈등을 겪는다. 소설은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할머니의 내면을 훑는다.

 

김숨은 27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작년에만 위안부 피해 할머니가 아홉 분 돌아가셨다"며 "백 분에서 한 분 돌아가시는 것과 오십 분에서 한 분 돌아가시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할머니들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에 긴장하며 소설을 썼다"고 밝혔다.

 


 

김숨은 원래부터 위안부 문제에 관심이 많았다. 그에게 이상문학상을 안긴 소설 '뿌리 이야기'에도 위안부 피해 할머니가 등장한다. 하지만 할머니를 소설의 주인공으로 내세우기는 쉽지 않았다. 그만큼 위안부 문제는 다가가기 어려운 대상이었다.

 

그는 "할머니들 이야기를 함부로 쓸 수 없었다"며 "그래서 자연스럽게 써지지 않으면 (소설을) 쓸 수 없다는 생각에 일단 제목부터 정해놓고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김숨은 작년 여름부터 집필을 시작해 이미 초고를 마친 상태다. 그는 현대문학에 5회 분량으로 연재를 할 예정이다.

 

그는 "상상력으로만 써서는 안 되고 사실에 근거해야 했다"며 "증언집을 중심으로 신문 기사도 꼼꼼히 참고하고 있다. 퇴고를 마친 상태이지만 자료를 계속 찾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설을 조금만 일찍 시작했다면 돌아가신 할머니들도 만나뵙고, 육성도 들어볼 수 있었는데 너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김숨은 자신의 소설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 대한 편견이 사라졌으면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피해 할머니들이 우리의 할머니였을 수도 있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결국 피해를 증언할 수 있는 할머니들이 아무도 남아계시지 않는 시기가 와요. 저는 소설로 그런 점에 경각심을 가지게 하고 싶었어요. 다른 분야에 있는 분들도 자신의 분야에서 할머니들을 도울 방법이 있을 거에요. 그게 저희의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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