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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눈물' 운운하며 끝까지 '피해자 코스프레' 하는 박근혜

전준강 기자 2016.12.13 21:13

인사이트연합뉴스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2012년 12월 19일은 대한민국 18대 대통령이 탄생한 역사적인 날이다. 이날 박근혜 당시 후보는 51.6%의 득표율로 문재인 전 후보를 이기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내 꿈이 이뤄지는 나라", "박근혜가 바꾸네" 등 시민들은 박 대통령이 내세웠던 캐치프레이즈를 가슴에 담으며 장밋빛 미래를 그렸다.


어르신들은 옛 박정희 향수에, 여성들은 '준비된 여성 대통령'이라는 기대감에 부풀어 박 대통령의 5년이 과거와는 다를 것이라고 믿었다.


그 믿음이 반영된 듯 박 대통령의 2013년 평균 지지율은 50%를 넘었고 9월에는 60%를 넘기기도 했다. 


"세대전쟁", "민주주의 역행", "거짓된 박정희 향수"라는 비판 속에서도 '콘크리트 지지율'을 자랑한 것이다.


하지만 2016년 12월 박 대통령을 바라보는 시선은 어떨까. 임기 시작 3년 9개월가량이 지난 지금,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4%'까지 떨어졌다. 


심지어 국회는 '탄핵소추안'을 의결했고, 헌법재판소의 준엄한 심판만 남아 있다.


지난 10월 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터진 뒤 국민 10명 중 8명은 "박근혜는 즉각 퇴진하라"고 외치고 있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심지어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박근혜가 아니라, 최순실"이라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한 검찰 특별수사본부에 따르면 정호성 전 비서관의 휴대폰 녹취 파일과 문자 등에서 최순실씨가 '권력서열 1위'였다는 사실을 입증한 정황이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검찰에 따르면 최씨는 2013년 11월 2일 예정된 박 대통령의 유럽 순방을 사흘 앞둔 10월 29일, 정 전 비서관에게 전화해 "순방 전 기자회견을 열어라"고 지시했다.


정 전 비서관이 "출국 전 기자회견을 한 전례가 없다"고 말했지만 최씨는 "쓸데없는 소리 말고 당장 준비해"라고 소리쳤다.


그 결과 10월 31일, 4주간 안 열렸던 수석비서관 회의가 열렸고, 박 대통령은 당시 '국가정보원 댓글 조작' 사건으로 악화된 여론을 무마하기 위해 "책임자를 처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전 비서관은 그 뒤 최순실에게 "역시 선생님 말씀대로 하니까 잘됐다, 고맙다"는 내용의 문자까지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고 검찰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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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은 박근혜 대통령, 오른쪽은 최순실씨 / (좌) 연합뉴스, (우) TV 조선


악화한 여론이 무서워 수석비서관 회의조차 못 열던 박 대통령과 청와대 실무진이 최씨의 '고성' 한 번에 후다닥 모인 것이다. 정말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최씨가 가진 권력의 위엄(?)을 보여주는 사례는 이 뿐만이 아니다.


정 전 비서관의 문자메시지를 분석한 검찰은 최씨가 2013년 3월부터 11월 청와대 행정관 차량으로 약 10여차례 청와대를 출입했다고 확인했다.


그 과정에서 이영선 전 청와대 행정관이 최씨가 청와대에 들어갈 때마다 "선생님이 00시 00분에 들어가십니다"라고 정 전 비서관에 문자 보내면, 안에 있는 비서관들이 하던 일 모두 젖혀두고 최씨를 맞이했다고 전해진다.


청와대 비서관들은 모두 '박근혜 대통령'을 보좌하는 업무를 하고 있다. 일 하나하나가 모두 대통령을 위한 것이라는 얘기다.


그런데 최씨가 오면 모든 일이 '올스톱' 되고 최씨를 맞이하는 게 가장 중요한 업무로 바뀌었다고 한다. 


2014년 정윤회 문건 유출 당시 박관천 전 경정은 "우리나라 권력서열은 최순실씨가 1위, 정윤회씨가 2위이며 박 대통령은 3위에 불과하다"고 대놓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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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특별수사본부 관계자는 "최씨가 1위라는 말은 맞다"며 "사실상 최씨가 '대한민국 대통령'이었다. 나라를 운영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검찰은 박 대통령을 '완전한 피의자'로 규정했다.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공무상 비밀누설 등 무려 8개의 혐의를 적용했다.


그런데도 박 대통령은 "최순실은 시녀 같았던 사람인데, 그런 인간 하나 때문에 나라가 이리됐다"라며 잘못을 모두 최씨에게 돌렸다. 비겁한 변명이 아닐 수 없다.


나라를 사랑하는 자신의 마음이 의심받았다며 가슴 치며 억울하다고 하소연했다는 이야기까지 들려온다. 


하지만 검찰에 구속된 박 대통령의 최측근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말 그대로 언론 플레이에 불과한 '하소연'일 뿐이라는게 검찰의 분석이다.


기업에 미르·K스포츠재단 기금을 '삥' 뜯은 혐의를 받는 안종범 전 경제수석 수첩에는 "(모금 방식에 대해)대통령이 '위증'을 지시했다"고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검찰은 박 대통령의 범죄 혐의점을 찾아냈지만, 박 대통령이 대면조사에 시종일관 불응하면서 수사 권한 기일을 넘겨버렸다. 이제 수사 권한은 '특검팀'에게 넘어갔다.


시민들은 물론 정치권 관계자들은 '특검팀'에 주목하고 있다. 특검을 주도하고 있는 박영수 특별 검사가 "검찰 수사 기록을 모두 검토해 원점에서 수사를 시작하겠다"고 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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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특검은 "재단 기금에 대해 '문화융성'이라는 명분으로 '통치 행위'를 내세우고 있는데, 그것을 어떻게 깰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만큼 박 대통령의 '범죄 가담' 여부에 힘을 쏟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런 만큼 시민들은 "부디 모든 혐의를 명명백백히 밝혀내 탄핵은 탄핵대로 하고, 법적 처벌은 처벌대로 내려야 한다"며 특검팀에 힘을 모아주고 있다.


박 대통령은 '비선 실세' 최순실씨를 가리켜 "내 눈도 제대로 못 마주치던 사람", "내 앞에서 말도 똑바로 못했다"고 항변했다. 


정말 몰랐을 수도 있다. 어쩌면 최씨가 감쪽같이 속였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일국의 대통령이 단 한명에게 이토록 참담하게 놀아나 국민에게 피해를 끼쳤다는 '팩트'는 변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밝혀진 사실을 종합하면 2012년 12월 19일 국민이 뽑은 대통령은 박근혜가 아니라 최순실인 것은 확실해 보인다.


전준강 기자 june@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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