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박 대통령의 3차 담화는 절대 물러나지 않겠다는 '꼼수'

김지현 기자 2016.11.29 17:08

인사이트연합뉴스


[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은 역시나 ‘유체이탈’ 화법을 시전하며 자신은 아무런 죄가 없으며 스스로 물러날 뜻은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 정도면 박 대통령에게 사실상 '양심'이란 개념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박 대통령은 29일 오후 2시30분 청와대 춘추관에서 발표한 제3차 대국민담화를 통해 "대통령직 임기를 포함한 자신의 진퇴를 국회에 맡기겠다"고 선언했다. 온 국민이 원한 '자진 퇴진'은 없다는 뜻이었다.


시종 무거운 표정으로 박 대통령은 "여야 정치권이 논의해 정권을 이양할 수 있는 방법을 만들면 그 일정과 법 절차에 따라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국민들에게도 사과했다. "저의 불찰로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친 점 다시 한 번 깊이 사죄드린다"며 "하지만 그런다 해도 큰 실망과 분노를 다 풀어드릴 수 없다는 생각에 이르면 제 가슴은 더욱 무너져 내린다"고 말했다.


인사이트연합뉴스


그러면서 "주변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은 저의 큰 잘못"이라며 지금 진행되고 있는 각종 의혹의 책임을 최순실 등 주변에게 돌렸다.


정말 뻔뻔하다 못해 무섭기까지 한 담화문이었다.


박 대통령은 끝까지 자신의 잘못은 없다며 발을 뺐고, 지난 한 달간 국민들이 외쳤던 '자진 퇴진'에 대해선 전혀 언급하지 않은 채 서둘러 춘추관을 벗어났다.


반성과 참회가 전혀 없는 그리고 그간의 임기 동안 보여줬던 '불통'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난 이번 담화문에 대한 논란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박 대통령은 이번 담화를 통해 탄핵 전선의 균열과 붕괴를 노리고 있다. 이는 스스로 물러나지 않고 국회가 합의하는 방법을 따르겠다는 발언에서 눈치 챌 수 있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야당이 다음달 2일 '탄핵'을 목표로 탄핵소추안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당장 탄핵 가결의 열쇠를 쥐고 있던 새누리당 비박계는 이번 담화문에 크게 동요되는 기류다.


친박계가 '박 대통령이 퇴진 의사를 밝혔는데 탄핵을 추진할 이유가 있냐'는 논리를 들이대면 야권에 동조했던 단일대오가 뿔뿔이 흩어질 공산이 크기 때문.


실제 새누리당 비박계로서 그동안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찬성해 온 황영철 의원은 "많은 고민이 있다. 어떤 판단을 내릴지 어렵다"며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공은 이제 국회로 넘어왔다. 박 대통령이 국회의 탄핵 결정을 며칠 앞둔 상황에서 '승부수'를 던진 지금, 국회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하면 또 어떤 변수가 발생할 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그렇기에 국회는 탄핵 가결에 성공하지 못하고 여러 변수에 대한 대처들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자진 퇴진'은 하지 않겠다고 밝힌 박 대통령에게 차선책을 도모할 시간만 줄 것이다.


인사이트연합뉴스


표면적으로는 사과지만 결국 자신의 '고집'을 모두 집어넣은 제3차 대국민 담화문.


박 대통령의 고집은 측근들만 좋아할 뿐 국민의 희망과 기대를 다시 깨뜨린 것이었다.


국민들은 시간이 남아 5차례에 걸친 촛불 집회에 참여한 것이 아니다. 오직 나라를 위해 그리고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거리로 나서 박 대통령의 진솔한 해명과 사과 그리고 퇴진을 외친 것이다.


국정 농단의 장본인이 여전히 무엇을 잘못했는지 모른 채 '유체이탈' 화법만 늘어놓는 지금, 국민들의 촛불이 '횃불'이 되어야 하는 이유는 이제 명확해졌다.


국민들은 더 이상 박 대통령의 시간 끌기 꼼수에 놀아나지 않기 위해 더 많은 수가 거리로 나서 '대통령 자진 퇴진'을 외칠 것이다. 그리고 더 분노할 것이며 박 대통령의 퇴진이 현실화될 때까지 횃불은 꺼지지 않을 것이다.


하루 속히 대한민국이 혼란에서 벗어나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길 바라는 우리 국민들.


6차 촛불 집회가 열리는 이번 토요일은 날씨가 매우 춥다고 하니 이 점 유의하길 바란다.


김지현 기자 john@insight.co.kr

AD

News for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