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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장 드라마'보다 뉴스가 더 재밌다는 대한민국 국민들

정희정 기자 2016.11.22 20:54

인사이트연합뉴스


[인사이트] 정희정 기자 = 드라마광인 한 친구는 요즘 웬만한 '막장 드라마'보다 뉴스가 더 재밌다고 한다.


시청자들의 구미를 당기기 위해 현실에서 발생하기 힘들지만 자극적인 상황들을 극에 첨가해 일명 '막장'이라고 불리는 일부 드라마들은 '욕하면서도' 보게 된다.


하지만 최근 이보다 더 재밌다고 평가받는 방송 장르는 시사와 정치 등을 다루는 '뉴스'다.


평소 딱딱하고 고리타분하다고 평가받았던 뉴스가 어떻게 막장 드라마보다도 재미있는 스토리로 시청자를 불러 모을 수 있었을까.


모든 게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의 '막장 우정' 때문이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와 관련해 뉴스에서는 연일 새로운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최순실 씨를 둘러싸고 까도 까도 계속 나오는 각종 의혹들로 인해 '양파' 같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온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최순실 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 등을 먼저 읽고 수정했다는 의혹은 검찰 수사결과 각종 국가 기밀문서 역시 최 씨가 받아본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최 씨가 박근혜 대통령을 뒤에 두고 경제계, 문화계, 스포츠계 등 국정 전반에 손을 뻗치고 간섭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일개 민간인이 국가의 외교, 안보 등 기밀 사안이 포함된 문서를 읽어보고, 전문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국정 전반에 관여했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최 씨는 딸 정유라 씨의 학교 성적, 출석 등 거의 모든 학교 생활에 깊게 관여했다.


인사이트연합뉴스, SBS '8뉴스'


정 씨의 이화여자대학교 생활 역시 부정 입학과 학점 특혜 의혹 등이 교육부 감사 결과 대부분 사실로 드러나면서 공분을 더욱 키웠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유력 대선 후보이던 시절 차움의원을 이용하면서 드라마 '시크릿 가든'의 여주인공인 '길라임'이라는 예명을 사용했다는 사실은 많은 이들에게 큰 웃음을 안겼다.


각종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박 대통령과 길라임을 패러디한 다양한 포스터와 사진 등이 게재되면서 조롱거리로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인사이트(좌) SBS 드라마 '시크릿 가든' , (우) 누리꾼이 만든 길라임 애드립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또한 청와대가 지난 2014년 3월부터 올해 8월까지 녹십자를 통해 '태반주사'와 '감초주사', '마늘주사' 등을 약 150개 구매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더욱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


하지만 해당 주사제가 실제 누구에게 사용됐으며, 어느 양만큼 처방이 됐는지 확인되지 않아 의료계에서는 '과도한 양'이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이처럼 '막장 드라마'보다 더욱 주목을 끄는 일들이 끊이질 않자 시민들은 앞으로 더 큰 사건이 발생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호기심에 더욱 뉴스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 '최순실 게이트' 관련 특종을 연일 보도하고 있는 종합편성채널 JTBC '뉴스룸'의 시청률은 사상 최고치를 넘었다.


지난 21일 세월호 참사 당시 '대통령의 사라진 7시간'을 다룬 JTBC '뉴스룸'은 자체 최고 시청률을 돌파하며 9.546%를 기록했다.


이는 최순실 게이트 사건을 보도하기 전 보다 무려 2배 가까운 수치로 껑충 뛴 것이다. 이른바 '최순실 효과'를 톡톡히 봤다.


인사이트(좌) 연합뉴스, (우) Facebook '주진우'


같은 종편채널인 TV조선 '뉴스쇼 판' 역시 최순실 씨가 박 대통령의 의상을 담당한 정황을 보여주는 의상실 CCTV 영상이 보도된 당일 시청률이 2배 상승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막장 드라마를 뛰어 넘는 기이한 현실에 시민들은 허탈해 하면서도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 되어서는 안된다는 심정으로 뉴스를 챙겨보고 있는 것이다.


뉴스 뿐만 아니라 '썰전', '그것이 알고 싶다', '강적들' 등 '최순실 게이트'를 다룬 교양프로그램 역시 많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한 나라의 대통령이 얽힌 민간인의 국정 농단 사건을 마냥 재밌게 넘길 수 없기에 많은 시민들은 촛불을 들고 서울 광화문 광장으로 모이고 있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코미디 같은 현실을 바로잡고 범죄에 연루된 사람들에게 제대로 된 책임을 묻기 위해 시민들은 매주 토요일 광화문 광장에서 촛불을 밝히는 것이다.


촛불집회에서 '최순실 게이트' 사건의 가장 핵심 인물로 지목되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하야'를 외쳤던 100만 시민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은 귀를 닫은 채 자기 행보에만 열중하고 있다.


애초 '성실히' 받겠다던 검찰 조사까지 불응하고 있는 박 대통령. 시민들의 애환을 다루는 드라마보다 대통령의 범죄 혐의가 연루된 뉴스가 더욱 흥미롭게 느껴지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하지만 막장 드라마는 '엔딩'이 정해져있다. '악인'은 언제나 벌을 받고 죄 없는 사람들은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짓는 게 일반적이다.


'최순실 게이트' 역시 마땅히 벌을 받아야 할 관계자들은 법의 심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며 죄에 대한 혹독한 책임을 져야할 것이다. 


하루 빨리 막장 드라마가 끝나고 악당들이 처벌 받기를 기대한다.


정희정 기자 heejung@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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