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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하야' 막으려 국민까지 배신한 이정현

박소윤 기자 2016.11.14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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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인사이트] 박소윤 기자 = "박근혜 대통령 향한 일편단심이야 가실 줄이 있으랴..."


박 대통령을 향한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의 삐뚤어진 충심 가득한 '단심가'가 날이 갈수록 드높게 울려퍼지고 있다.


현 정부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의 국정농단 의혹에 문고리 3인방·안종범 전 수석 등 청와대 관계자들이 차례로 발을 뺀 것과는 상반된 움직임이다.


이 대표의 굳건한 충성심은 하루 이틀 새 쌓아올려진 것이 아니다.


인사이트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이정현 대표 / 연합뉴스


과거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당 선대위 홍보부본부장 자리를 제안했을 때 이 대표가 "박근혜를 모셔야 한다"며 거절한 일화는 너무나도 유명하다.


곧바로 박 대통령은 "제가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화답했다고 한다.


대통령 연설문 유출 사건에 대해서는 "나도 연설문 쓸 때 친구 얘기 듣는다. 박근혜 대통령은 뱀같이 간교한 최순실의 피해자"라며 수장 감싸기에 급급했다.


박 대통령 입장에서는 이보다 더 든든할 수 없다. 괴로워 신음하는 대통령을 두고 의리 없이 혼자 떠날 수 없다며 꿋꿋이 자리를 지키는 충신 찾기가 어디 쉬운 일이겠는가.


새누리당 나경원 의원은 인재영입위원장 자리에서 사퇴한 후 "당의 곪아터진 환부를 도려내야 한다"며 이 대표에 대한 압박을 이어가고 있지만 정작 본인은 개의치 않는 눈치다.


13일 열린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년 1월 전당대회로 새 지도부를 선출할 때까지 소임을 다할 것"이라며 사퇴 요구에 거듭 선을 그었으니 말이다.


인사이트국회 당 대표실 앞에서 이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새누리당 의원들 / 연합뉴스


이렇듯 대내외적인 사퇴 요구에도 이정현 대표는 왜 권력을 내려놓지 않는 걸까.


이대로 비박계와 야당이 원하는대로 물러날 경우 이 대표의 정치생명을 보장할 수 없다. 그를 포함한 새누리당 친박계 주류 당원의 세력이 급속히 줄어들 게 뻔하다.


박 대통령을 지킬 최후의 보루인 자신이 탈당함으로써 대통령을 끝까지 보호해야 하는 '충견'으로서의 역할에도 차질도 생긴다.


민심과 어긋난 이 대표의 '의리'는 가상하지만 이제는 결단을 내려야 할 때다. 진정 그가 제1당을 대표하는 '당무수석'이라면 박 대통령을 감싸고 돌며 '피해자' 운운해서는 안 된다.


'최순실 게이트'로 국제적 망신거리가 된 대한민국의 진정한 피해자는 박근혜가 아닌 국민들이기 때문이다.


인사이트정세균 국회의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단식에 들어간 이 대표 / 연합뉴스


이 대표는 박 대통령에게 큰 은혜를 입었다. 당내 비주류였던 그가 당대표까지 오른 것도 박 대통령의 '후광'이 컸다. 


박 대통령의 남다른 총애를 한 몸에 받아온 이정현이 대통령 지키기에 앞장서는 것은 순전히 '이해관계' 때문이다. 정치적인 신념이나 의리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다.


이정현 대표의 퇴진 압박이 높아가는 가운데 흥미로운 인터뷰 기사가 나왔다. 김종필 전 총리가 시사저널과 단독 인터뷰를 갖고 박 대통령에 대한 비밀을 털어놓았다.


김 전 총리는 "박 대통령은 5000만 국민이 달려들어서 내려오라고 해도 거기 앉아 있을 게다. 그런 고집쟁이"라고 말했다.


이정현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의 그런 '성격'을 모를 리 없다. 박 대통령에 대한 진정한 충성심이 있었다면 이 대표는 고언(苦言)을 아끼지 않았을 것이다.


인사이트'최순실 국정개입' 의혹 파문 관련 대국민담화 중인 박근혜 대통령 / 연합뉴스


조선 영조 시절 도승지였던 채제공(蔡濟恭)은 영조가 사도세자를 폐위하려 하자 죽음을 무릅쓰고 "사도세자를 죽여서는 아니 된다"고 외쳤다. 


이후 영조는 정조에게 "채제공이 진실로 사심 없는 신하이고 충신이다"고 했다.


지금 이정현에게 요구되는 태도가 바로 이것이다. 당 대표 자리에 연연하려고 '주군'의 비위만 맞출 게 아니라 정치 생명을 던져서라도 쓴소리를 해야만 한다. 


이 대표는 이제라도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아첨꾼들에 막혀 어두워진 박 대통령의 귀도 뚫어주길 바란다. 할 말은 하는 대표가 되길 바란다.


그래야만 새누리당, 박 대통령, 더 나아가 대한민국이 살아날 수 있다. 역사상 가장 '불명예스러운 대통령' 박근혜와 '간신' 이정현으로 기록되지 않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당 대표를 내려놓고 '백의종군' 하는 심정으로 여·야가 협력해 빠른 시일 내에 '거국 중립내각'을 구성하도록 도와야 할 것이다.


인사이트연합뉴스


2주 연속 대통령 지지율이 5%다. 콘크리트 지지층마저 등돌린 모습을 보면서도 이 대표는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가.


어쩌면 이 대표를 비롯한 친박계는 국민들이 이대로 최순실 사태를 잊고 잠잠해지길 바라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분노는 쉽게 사그러들지 않을 기세다.


지난 세 번의 집회에 이어 오는 19일에도 100만 명의 유린당한 국민들은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설 마음의 준비를 마쳤다.


자,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 또 다시 '독방 단식 투쟁'이라도 시작할 것인지?


박소윤 기자 soso@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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