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냥이'에게 김밥 뺏긴 등산객은 배가 고팠지만 마음은 따뜻해졌다
모처럼 김밥 2줄을 들고 서울에 있는 북한산에 등산을 갔던 청년은 뜻밖의 '불청객'을 만나 점심을 빼앗겼지만 가슴만은 따뜻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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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사진 / 연합뉴스
[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모처럼 김밥 2줄을 사들고 서울에 있는 북한산에 등산을 갔던 청년은 뜻밖의 '불청객'을 만나 점심을 빼앗겼지만 가슴만은 따뜻해졌다.
최근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북한산 정상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배고픈 '산냥이' 패거리를 만나 준비한 김밥을 모두 털린(?) 사연이 올라와 훈훈함을 전했다.
글쓴이 A씨는 얼마 전 자신의 남자친구가 북한산에 혼자 등산을 가서 겪었던 '웃픈' 상황을 설명하면서 '길냥이보다 더 강력한' 산냥이 친구들을 소개했다.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추운 겨울이지만 남자친구는 등산의 제맛을 즐기기 위해 겨울산행에 조용히 혼자 올랐다.
겨울 산에는 등산객이 봄, 가을에 비해서 많지 않은 탓에 산 전체를 혼자서 '전세' 낸 것처럼 여유롭게 오를 수 있는 호사를 누린다.
A씨의 남자친구가 오른 산은 북한산인데 외국인들도 "도시 한 가운데에 이렇게 수려한 산이 있었냐"고 반문할 정도로 뛰어난 풍경을 자랑하는 곳이다.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정상에 오른 A씨의 남자친구는 미리 준비해온 김밥 2줄을 꺼내서 멋진 경치를 보면서 음미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뜻밖의 돌발 상황이 벌어졌다. 산 정상 인근에서 상주하는 산냥이 친구들이 고소한 김밥 냄새를 맡고 하나 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저 한 마리가 놀러온 줄 알고 먹고 있던 김밥 한 덩어리를 던져줬을 뿐인데 나중에 감당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자료 사진 / KARA
"야옹~ 야옹~ 야옹~"
맛있게 김밥을 먹고 있던 산냥이를 멀리서 지켜보고 있던 또 다른 산냥이들이 김밥을 좀 달라고 찾아온 것.
처음에는 몇 마리 안 되는 줄 알았지만 이내 7~8마리나 되는 산냥이들이 김밥 냄새를 찾아서 달려왔다.
겨울철 먹을 것이 부족한 탓에 배가 무척 고팠던 모양인지 산냥이들은 사람을 보고서 무서워하지 않았다.
자료 사진 / gettyimages
특히 평소에 등산객들에게 먹을 것을 얻어 먹었던 탓에 경계심도 그렇게 심하지 않았다.
청년은 결국 김밥 2줄을 혼자 먹으려고 했지만 산냥이들과 함께 나눠 먹었고 결국 김밥 '3개'에 만족해야만 했다고 한다.
김밥 2줄에서 달랑 3개를 먹고 식사를 끝내야 했지만 이 청년은 마음만은 따뜻해지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자료 사진 / gettyimages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해당 게시글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공개된 이후 "고양이들이 어떻게 산 정상까지 올라갔냐", "북한산 정상에 고양이 급식소가 생겼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길고양이 문제는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지만 점차 해결되는 분위기다.
실제로 서울시가 지난 10년간 추진한 길고양이 중성화(TNR) 사업이 민간단체와 시민의 자발적 참여로 활성화되면서 길고양이 개체수가 감소하는 성과를 거뒀다.
서울시는 지난 10년간의 길고양이 중성화(TNR)사업을 통해 길고양이 개체수가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고 지난 11일 밝혔다.
자료 사진 / gettyimages
시는 2008년부터 전 자치구를 통해 길고양이 민원 지역 중심으로 매년 길고양이 5천~8천 마리를 중성화했으며 2017년 기준 총 6만 4천670마리에 중성화를 실시했다.
길고양이 중성화 추진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2013년부터 2년 단위로 '길고양이 서식현황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
A씨가 공개한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김한솔 기자 hansol@insigh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