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여성과 성폭행 미수범 함께 불러 대질 시도한 한국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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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황기현 기자 = 경찰이 강제로 모텔 앞까지 끌려가 성폭행당할 뻔했던 여성을 가해자와 대질하려 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사건은 성폭력 혐의가 빠진 채 '차량 감금·절도 등' 건으로 검찰에 송치될 것으로 전해졌다.


12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피트니스센터 직원 A씨는 "점심을 같이 먹자"는 중소기업 회장 B씨의 말에 차에 탔다.


그러나 B씨는 A씨를 모텔로 데려갔고, 격렬히 저항하는 A씨의 가방과 휴대폰 등을 빼앗은 후 시내를 4~5시간 돌아다니며 폭언과 성희롱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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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지만 서울 강남경찰서는 사건을 여성청소년부가 아닌 강력팀으로 넘겼다.


사건 역시 '성범죄'가 아닌 '차량 감금·휴대폰 절도'로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최초 진술에 "성폭행당할 뻔했다"는 이야기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게 경찰 측 입장이다.


하지만 A씨는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저항하다 옷도 찢겼다고 진술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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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경찰은 A씨를 B씨와 함께 불러 대질조사를 하겠다고 통보하기도 했다.


성범죄의 경우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가해자와의 대질 신문은 하지 않는 게 규칙이다.


하지만 경찰은 "대질조사는 검찰 지휘에 따른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대질 신문이 이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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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5년에는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딸을 성폭행한 아버지를 고소한 C씨가 재판정에서 "아빠에게 당한 것이 처음 남자와 성관계를 맺은 것인가?" 등의 모욕적인 질문을 받아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C씨는 재판정에서 받은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해 학교를 자주 빼먹고 술·담배에 손을 대기도 했다.


또 열여섯 살 때 성폭행을 당해 원치 않는 임신을 하게 된 D씨 역시 "검찰에서 성폭행 가해자와 무리하게 대질조사를 강행하는 바람에 심한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며 당시 검사와 국가를 상대로 2천만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낸 사례가 있다.


극심한 트라우마가 남는 성폭력 사건에서 가해자와의 대질 신문은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나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해당 사건을 접한 국민들 사이에서는 경찰이나 검찰이 수사 시 조금 더 신중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일고 있다.


학교 화장실에서 HIV 감염된 남학생에게 '성폭행'당한 14살 여학생HIV 바이러스 감염자를 포함한 남학생 3명이 10대 여학생을 차례대로 강간하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전문가가 밝힌 성폭행 가해자 앞에서 '절대' 소리치면 안되는 이유 (영상)성폭행을 당할 때 소리를 질러 도움을 요청하면 오히려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황기현 기자 kihyun@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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