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합격' 포기하고 한 평생 '막노동'해 가족들 먹여살린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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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서울대학교에 합격하고도 평생 일만 하며 가족을 지켰던 아버지, 존경합니다"


지난 6일 페이스북 '연세대학교 대나무숲' 페이지에는 한 익명의 연세대학교 학생이 남긴 글이 올라왔다.


사연의 주인공 A씨는 "아빠는 늘 내 자랑만 하지만, 사실 아빠는 내 최고의 자랑이다"라며 아버지가 살아온 인생을 전했다.


A씨의 아버지는 서울대학교에 합격하고도 진학을 포기했다. 자신 아버지의 병원비를 대기도 빠듯한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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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학업을 포기했지만 아버지는 좌절하지 않고 막노동부터 신문배달까지 수많은 일을 했다. 결국 A씨 아버지는 부친의 병원비를 댄 것은 물론이고, 동생들을 대학까지 보냈다.


20대 시절부터 가정의 실질적 가장이었던 아버지는 그렇게 가족들 뒷바라지를 해줄 동안 정작 자신은 옷이 한 벌밖에 없을 정도로 검소했다.


학문을 좋아했던 A씨 아버지는 신문배달을 하면서 신문을 몰래 들여다보거나 여가시간에 책을 읽는 것이 유일한 낙이었다.


그렇게 살아온 아버지는 지금도 검소해 반찬도 여러 개 두고 먹는 법이 없고, 옷도 두벌이면 충분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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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딸인 A씨에게만큼은 언제나 풍족하게 해주려고 노력한다.


A씨가 집에 오기 전에는 먹고 싶은 음식 리스트를 작성하라고 하는가 하면, 길을 가다 문득 딸이 생각나 액세서리를 구매해 선물할 정도로 다정다감하다.


심지어 A씨에게 공부에 대한 압박을 주신 적이 한 번도 없다.


A씨는 "나라면 가고 싶은 대학도 못 가고 콤플렉스에 괴로웠을 것 같다. 그런데 아빠는 자신이 겪은 설움을 나에게 한 번도 강요한 적이 없다"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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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아빠는 '라벨은 중요한 게 아니다. 다른 사람을 대할 때도 껍데기로 결정짓지 말라'고 늘 말씀하신다"고 말했다.


그런 밝기만 한 아버지도 딱 한번 A씨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속내를 드러낸 적이 있다.


바로 A씨의 연세대학교 입학이 확정됐을 때다.


당시 아버지는 A씨에게 "내가 가지 못한 길을 대신 가줘서 너무너무 고맙다"고 말하며 오열했다. 아버지의 오랜 갈증이 딸 A씨로 인해 보상받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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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지금도 A씨가 통화나 메시지로 대학교 생활을 소개할 때마다 자신이 대학 새내기가 된 것처럼 기뻐한다. 축제에도 방문하고 싶다고 슬며시 말하기도 했다.


A씨는 "똑똑한 아빠와 관련된 자랑이 많이 떠오르는데 글보다 아빠에게 직접 전해야 할 것 같다"며 "너무 감사하고 사랑한다고 아빠에게 직접 말해야겠다"고 글을 마쳤다.


현재 슬프고도 멋있는 A씨 아버지의 이야기는 수많은 누리꾼들의 공감을 얻으며 감동적이라는 반응을 얻고 있다.


다음은 A씨의 글 전문이다.


아빠는 늘 내 자랑만 하는데 나는 한번도 아빠 자랑을 한적이 없는게 속상해서요. 아빠는 내 최고 자랑이에요!

우리 아빠는 서울대 합격하고도 할아버지 병원비도 없는 집안 형편때문에 포기했어요. 이후에 하고 싶은 공부 정말 많았는데도 다 포기하고 일만 해서 할아버지 병원비도 쓰고, 작은아빠들 대학도 다 보냈어요. 정작 자기는 옷이 한 벌 밖에 없어서 주말에 빨고 말리느라 힘들었대요.

아빠는 원래 공부를 좋아하는 사람이라 여가시간엔 늘 책을 읽어요. 정치, 경제, 수학, 철학, 역사 등등 모르는 분야가 없어요. 교수님 수업보다 더 어려운거 같은데 그 많은 분야를 다 아셔요. 어릴 때는 신문배달 하면서도 그게 너무 재밌어서 훔쳐봤대요. 통찰력도 진짜 뛰어나신데,

특별히 기억남는건, 글로벌 금융 위기도 이미 예측하셔서 저랑 같이 그 과정을 지켜봤어요. 아빠는 원하는 만큼 공부 했으면 대학자가 됐을거에요.

아빠는 어릴 때 부족하게 살아서 최소한만 있으면 만족한대요. 엄마가 반찬 많이 하는 거 늘 말리시고 물이랑 김치만 있으면 임금님 밥상 안 부럽대요. 그러면서 내가 집에 가기 전엔 한달 전부터 먹고 싶은 음식 리스트를 써오래요. 아빠가 다 사줘야한다고. 평소에 잘 먹고 다닌다고 해도 그건 그거랑 다르대요. 다른 것도 다 필요 없대요. 옷도 입는 거 두벌만 계속 입어서 엄마가 옷 사다주면 선택지가 많아서 불편하다고 환불해오라고 하세요. 근데 길가다가 팔찌보는데 내 생각났다며 선물주는거 있죠.

아빠는 가고 싶었던 대학도 못가고 주변에 똑똑한 사람들이랑 일하는 데도 딸이 크는 동안 한번도 좋은 대학 가야한다고 말씀하신 적 없어요. 나같으면 컴플렉스에 괴로웠을거 같은데 당신이 겪은 설움을 단 한번도 딸에게 강요한 적이 없어요. 라벨은 중요한게 아니라고, 다른 사람들을 대할 때도 껍데기만으로 결정짓지 마라고. 늘 말씀하셨어요. 막상 딸이 당신이 평생을 그렇게 가고 싶어 하던 대학교에 입학했을 때, 우시면서, 자기가 가지 못한 길을 대신 가줘서 너무너무 고맙다고 하셨어요. 통화로, 카톡으로 대학교 생활을 사진으로, 영상으로 소개해드리는데, 새내기처럼 너무 좋아하세요. 아카라카에 꼭 와보고 싶으시대요.

아빠는 너무 다정해요. 뜬금없이 데이트 신청 문자를 자주 보내세요. 방금도 문자 오셔서 이번 주말에는 낙지볶음에 소주 한 잔 하러 가자고 하시면서, 취향이 너무 서민적이라 미안하다고 하세요. 사랑한다는 문자도 자주 하세요. 일주일에 두세번 딸이랑 한시간 넘게 통화로 수다도 떨고, 고민 상담도 해요. 공부하다 드는 의문도 이야기하고, 좋아하는 오빠에 대한 고민도 털어놔요. 아빠는 똑똑해서 그런지 아빠가 가르쳐준 방법대로 생각해보면 마음이 정말 편안해져요. 사람들은 놀라지만, 아빠는 다 큰 딸이랑 아직도 포옹하고, 뽀뽀하는 걸 좋아하세요. 사랑이 정말 넘치세요.

이야기할수록 아빠 자랑이 더 많이 떠오르는데, 글 쓰는 것 보다 아빠한테 전하러 가야할 것 같아요. 너무 감사하고 사랑한다고. 이렇게 건강하게 잘 키워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대숲 , 들어줘서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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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기자 soyoung@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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