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밥' 대선 광고 언급하며 MB에게 일침 가한 손석희 (영상)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성명서 발표를 통해 해명한 가운데, 손석희 앵커가 그의 '국밥' 대선 광고를 언급해 눈길을 끈다.
[인사이트] 이별님 기자 = 손석희 앵커가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국밥' 대선 광고를 언급하며 그의 성명서 발표에 일침을 가했다.
지난 17일 손 앵커는 JTBC '뉴스룸' 말미 '앵커 브리핑'을 통해 이 전 대통령의 성명서 발표를 비판했다.
마음이 서늘한 날이면 국밥이 생각 난다는 손 앵커는 '국밥'을 먹는 이 전 대통령의 모습이 담긴 과거 대선 후보 광고 영상을 언급했다.
손 앵커는 "과거 이 전 대통령은 '국밥을 먹는 후보'라며 서민적인 풍모를 선전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 전 대통령의 저서 '신화는 없다'의 한 구절을 인용하면서 "가난 때문에 하는 노점 일이 너무나도 부끄러워 밀짚모자를 눌러써야 했다는 청년"이라며 "사람들은 그에게 '국밥'으로 상징되는 '동질감'을 기대했을 것"이라 말했다.
그러면서 손 앵커는 최근 이 전 대통령의 측근들이 국정원 특수활동비 문제로 구속되었다는 점을 꼬집었다.
앞서 16일 이 전 대통령의 핵심참모로 알려진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과 김진모 전 청와대 민정2비서관이 국정원 특수활동비 불법 수수 혐의로 구속됐다.
김 전 기획관은 김성호·원세훈 전 국정원장 시절 특수활동비 4억원을 불법적으로 수수한 혐의를, 김 전 비서관은 원세운 전 국정원장 재임 당시 특수활동비 5천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손 앵커는 "이 전 대통령의 혐의가 확정되지는 않았다"면서도 "그를 둘러싼 각종 의혹들이 사실이라면 '국밥'으로 상징되던 대통령이 저지른 엄중한 경제 범죄가 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손 앵커는 이날 이 전 대통령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신의 사무실에서 성명서를 발표한 사실을 전했다.
이 전 대통령은 성명서를 통해 "보수 궤멸을 겨냥한 정치공작이자 노무현 전 대통령 죽음에 대한 정치보복이니 짜맞추기식 수사로 괴롭힐 것이 아니라 나에게 책임을 물어달라"고 밝힌 바 있다.
손 앵커는 이 전 대통령의 성명서 내용을 두고 "표정에는 노기가 묻어났지만 선명해지는 의혹에 대한 그 어떤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고 비판했다.
또 1995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자신이 저지른 범죄를 부정했던 전두환 전 대통령의 이른바 '골목 성명'을 떠올리게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손 앵커는 현진건의 소설 '운수 좋은 날'을 언급하며 "주인공인 가난한 인력거꾼 김첨지의 국밥은 슬픔을 상징한다"고 화제를 돌렸다.
그는 "김첨지는 아픈 아내를 위해 국밥을 사 들고 갔지만, 아내는 싸늘하게 식어있었다"고 소설의 결말을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11년 전 뜨끈한 국밥으로 자신을 내세웠던 대통령과 오늘날 우리 앞에 놓인 수많은 의혹들"이라며 "이 전 대통령의 국밥은 그렇게 부질없어진 것은 아닐까"라고 앵커 브리핑을 마무리했다.
한편 이 전 대통령과 관련돼 진행되고 있는 주요 검찰 수사는 국정원 특수활동비 수수와 다스 비자금 조성 의혹, 군 사이버 사령부 정치개입, 민간인 댓글 부대 운영 등이 있다.
이별님 기자 byul@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