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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물망'에 온몸이 칭칭 감긴 매가오리는 점점 죽어가고 있었다

그물에 둘러싸여 삶의 빛을 잃어가고 있는 매가오리를 발견한 해양환경단체 전문가들은 무거운 마음으로 등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인사이트Sea Shepherd


[인사이트] 변보경 기자 = 매가오리는 상어 그물망에서 벗어나려 발버둥을 칠수록 점점 더 몸이 조여와 힘겨운 사투를 벌여야 했다.


매가오리는 호흡이 가빠 오를 때쯤 자신을 도와줄 수 있는 사람들과 눈을 마주쳤지만, 사람들은 도움을 주지 못하고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야만 했다.


지난 9일(현지 시간) 동물 전문 매체 더도도는 국제 해양환경단체 시셰퍼드(Sea Shepherd)가 호주 발리나 샤르페스 해변(Sharpes Beach)에 설치된 그물망에 걸려 발버둥 치는 매가오리를 발견했지만 결국 구조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호주 시셰퍼드 활동가 남성 조나단 클락(Jonathan Clark)과 그의 동료들이 샤르페스 해변을 순찰하던 중 거대한 상어 그물망을 발견했다.


인사이트Sea Shepherd


바닷속 상어 그물망에는 작은 물고기와 몸길이가 10m를 넘어서는 쥐가오리가 걸려 죽어있었다.


천천히 상어 그물망을 따라 보트를 움직이던 조나단과 동료들은 꿈틀거리는 거대한 생명체를 발견했다.


잠수부가 가까이 다가가서 확인해 본 결과 미세한 움직임을 보였던 생명체는 매가오리였다.


인사이트Sea Shepherd


매가오리 한 마리가 온몸에 그물망이 칭칭 감긴 채 숨을 간신히 붙잡고 있었다.


조나단은 즉시 그물을 절단해 매가오리에게 자유를 주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이 지역에 설치된 상어 그물망은 뉴사우스웨일스(NSW) 정부가 설치했다.


합법적으로 그물망을 제거할 수 있는 사람도 뉴사우스웨일즈 해양수산부 소속 직원뿐이었다.


조나단은 해양수산부에 전화를 해 매가오리 상황을 설명했지만, 직원들이 다른 일정이 쌓여있어 출동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인사이트Sea Shepherd


이에 조나단은 시셰퍼드 소속 활동가 중에 그물망을 안전히 제거할 수 있는 전문가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해양수산부는 민간인 안전을 우려해 상어 그물망 절단을 거부했다.


만일 해양수산부 동의 없이 상어 그물망을 제거할 경우 벌금 17,200달러(한화 약 1,840만 원)를 내야 하며 불법적인 활동으로 처벌을 받을 수 있어 조나단과 시셰퍼드 동료들에게 선택권이 없었다.


그들은 살고 싶어 발버둥 치는 매가오리를 등지고 자리를 옮겨야만 했다.


상어 그물망은 일반적으로 상어가 해변에 가까이 다가오지 못하도록 방지하기 위해 설치된 그물이다.


인사이트Sea Shepherd


하지만 전문가들은 상어 그물망이 실제로 사람을 보호하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오히려 상어 그물망에 걸려 죽은 물고기들이 미끼가 돼 오히려 상어를 해변으로 내려오도록 유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나단이 순찰한 이곳 발리나 지역 해변에서는 지난 2016년 말쯤 상어 그물망이 설치된 후 돌고래, 거북이, 가오리 등 국제자연보호연맹(IUCN)이 지정한 멸종위기 해산 동물을 포함해 총 275마리가 넘는 해양동물들이 목숨을 잃었다.


해양생물보호단체는 상어 그물망 대안으로 드론을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사이트Sea Shepherd


드론이 해변으로 다가오는 상어를 탐지해 인근에서 수영하는 사람들에게 경고음을 알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해양 동물들이 상어 그물망에 걸려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사고는 현저하게 줄어들 것이라고 전했다.


빠져나오려 할수록 더욱 살을 파고드는 그물에 고통스러워 몸부림치는 물개인간이 버린 쓰레기, 혹은 그물에 걸린 바다 생물들이 안타깝게 목숨을 잃는 일은 이제 더이상 놀라운 일이 아니게 됐다.


인간이 버린 '쓰레기 그물'이 살갗 파고들어 죽을 위기인 바다사자플라스틱 그물 쓰레기 때문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은 바다사자의 모습이 공개됐다.


변보경 기자 boky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