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리스트' 때문에 이름 바꾼 배우 김규리 위로하는 文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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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블랙리스트로 피해를 입으신 분들을 만나면 늘 죄책감이 든다"


문재인 대통령이 박근헤 정부 당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던 인사들과 오찬 간담회를 갖고 "진실을 제대로 규명해 그에 대해 책임 있는 사람들, 벌 받을 사람들을 확실히 책임지고 벌 받게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7일 서울 용산 CGV에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과 6월 민주 항쟁을 소재로 한 영화 '1987'을 관람한 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피해자들과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비롯해 서유미 소설가, 배우 김규리, 가수 백재길, 신동욱 시인, 윤시중 연출가, 김서령 문화예술기획가 등 박근혜 정부 블랙리스트 피해 문화·예술인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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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저는 블랙리스트 얘기를 듣거나 또는 피해를 입으신 분들을 만나면 늘 죄책감이 든다. 제가 가해자는 아니지만, 저 때문에 그런 일들이 생겼고 많이 피해를 보셨으니 그게 늘 가슴이 아프다. 제가 2012년 대선 때 정권 교체에 성공했더라면 그런 일을 겪지 않았을 텐데 라는 회한이 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문 대통령은 "실제로 블랙리스트 피해자 분들 가운데 절반 이상이 2012년 대선 때 저를 지지하는 활동을 했다거나 문화·예술인들의 지지 선언에 이름을 올렸다거나 그 아주 단순한 이유 하나 때문에 오랜 세월 고통을 겪었다. 그 이후 세월호 관련해서 또 많은 분들이 고초를 겪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블랙리스트 규명과 재발 방지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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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다시 한 번 어려운 시기에 많은 고통을 겪으신 분들께 위로의 말씀과 함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별로 그 아픔에 대해서, 지난날의 고통에 대해 보상해 드릴 길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하나는 그 사건의 진실을 제대로 규명해서 그에 대해서 책임 있는 사람들, 벌 받을 사람들이 확실히 책임지고 벌 받게 하는 게 하나의 일이라 생각하고, 두 번째는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문화·예술인들이 정치적인 성향이나 또는 정치적 의사 표현 때문에 예술 지원 같은 데에서 차별을 받는다든지 또는 예술 표현의 권리에서 억압을 당한다든지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 나아가서는 문화·예술인들이 제대로 창작활동을 할 수 있도록 사회경제적인 여러 가지 지원을 확대해 나가는 게 제가 할 수 있는 일인 것 같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한 마디로 말하면 앞으로 문화·예술에 관한 정부의 지원을 대폭 늘리되 그 지원에 대해서 정치적 성향을 갖고 일체 차별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면서 "또 지원하면서 정부는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확실하게 지켜나가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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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또 2008년 5월 광우병 사태 당시 '광우병에 감염된 쇠고기를 먹느니 청산가리를 먹는 것이 낫겠다'는 발언 등으로 블랙리스트에 올라 예명을 바꾸는 등 큰 피해를 입었던 배우 김규리와도 이야기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김규리에게 "제가 듣기로 너무나 고통스럽고 힘들어서 심지어는 자살을 생각했던 분들도 계셨다고 들었고, 김규리 씨는 못 견뎌서 예명을 바꾸지 않았느냐"라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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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김규리는 "원래 이름이 두 개였는데 김민선으로 쓰다가 바꿨다"고 답했고, 이를 들은 문 대통령은 "그런 겪었던 일들을 말씀하셔도 좋을 거 같다"고 말하며 그녀를 위로했다. 김규리는 간담회 도중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간담회에 참석한 문화예술계 인사들에게 도자기 디퓨저, 찻잔, 술병 등 의미 있는 선물을 증정했고, 김규리에게는 블랙리스트 피해를 딛고 본인의 꿈을 담아 좋은 작품을 해달라는 뜻으로 '동양화 붓'을 선물했다. 참고로 김규리는 영화 '미인도'를 통해 조선시대 화가 신윤복을 연기한 이후 동양화 작가로 데뷔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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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받은 김규리는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감사합니다 대통령님. 이 붓으로 사군자 공부 꾸준히 하겠습니다. #붓_선물 #감사합니다 #감동입니다"라는 글과 함께 인증샷을 게재해 눈길을 끌었다.



영화 '1987' 깜짝 관람한 문재인 대통령이 남긴 관람평민주화운동을 다룬 영화 '1987'을 관람한 문재인 대통령이 작품에 대해 뜻깊은 감상평을 남겼다.


김지현 기자 john@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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